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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GS 이어 LG·SK…재계에 부는 사외이사 '여풍' 왜?
입력: 2021.03.07 06:00 / 수정: 2021.03.07 06:00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 이상을 포함하도록 하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 이상을 포함하도록 하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기업들 올해 주총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개정 자본시장법 선제 대응 차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4대 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서고 있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선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해당 법 시행이 내년 8월인 점을 고려하면 전문성을 갖춘 여성 인재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영입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수영 집행임원은 환경 서비스 회사인 코오롱에코원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환경 분야 전문가로 LG에서 경영 자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LG의 통신 계열사 LG유플러스도 벤처캐피털 옐로우독의 제현주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돕는 스타트업 투자 경험 등을 살려 기술과 산업 트렌드에 대해 자문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LG전자, LG하우시스, 지투알 등 다른 LG 계열사들이 올해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한다고 전한 바 있다. LG는 내년에도 LG화학,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여성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를 확대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LG 주요 계열사들의 여성 사외이사 영입 움직임이 활발한 건 개정 자본시장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 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

법 시행은 내년 8월이다. 기업들은 늦어도 내년 7월까지 여성 등기이사를 1명 이상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LG 외에도 지금까지 여성 사외이사가 1명도 없었던 기업 위주로 인재 모시기 물밑 경쟁이 이뤄지며, 최근 '사상 첫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한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SK그룹 지주사 SK㈜는 지난 5일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통합 지주사 설립 이후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김선희 대표는 기업 경영 전반에 관한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회사의 주요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와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 각각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왼쪽)과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LG 제공
㈜LG와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 각각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왼쪽)과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LG 제공

앞서 GS건설은 국내 여성 1호 검찰 지검장을 지낸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하기로 했다. ㈜한화(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김현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이선희 성균관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도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 영입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도 올해 주총에서 창사 이래 처음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각각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 등이다. 현대글로비스(윤윤진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 부교수)와 현대제철(장금주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도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다.

삼성 계열사에서는 기존 여성 사외이사를 올해 주총에서 재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앞다퉈 이뤄지고 있는 여성 인재 모시기의 키워드로 '전문성'을 꼽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맞는 새로운 사업 전략을 짜내는 데 도움을 얻거나, 각종 기업 규제 대응과 관련해 자문을 얻을 수 있는 인물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자 출신 교수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높은 전문성 때문이다. 기업 경영 핵심으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전문가들도 주요 영입 대상이다.

여성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가 확대되면서 기업 이사회 구성 및 논의가 점차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구인난을 우려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선이다. 재계 관계자는 "여성 인사의 풀이 적은 데다 한꺼번에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되는 상황이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추후 여성 사외이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지난달 공개한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곳 중 70곳은 여성 사외이사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은 현재 5% 정도에 불과하지만, 내년엔 20% 정도까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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