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免 입찰조건 양보 없는 인천공항…470여 명 일자리 '증발'
입력: 2021.03.04 00:00 / 수정: 2021.03.04 00:00
인천공항 면세점이 대규모 공실사태를 피하게 됐지만, 고용승계 불발과 면세업계의 부담 가중 등에 따라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인천공항 면세점이 대규모 공실사태를 피하게 됐지만, 고용승계 불발과 면세업계의 부담 가중 등에 따라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면세점 근무자 74% 이상 고용승계 불발…정상화까지 갈길 멀어

[더팩트|한예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철수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빈자리를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존속사업자가 임시로 채우게 됐다. '대규모 공실사태'를 피한 인천공항은 한 숨을 돌리게 됐지만, 이곳에서 일하던 636명의 근무자 중 74% 이상은 직장을 잃게 되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인천공항이 기존 사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면세점 운영 면적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운영기한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1터미널 면세사업권 연장 영업이 종료됨에 따라 기존 1터미널의 보세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존속 사업자가 지난 1일부터 임시운영을 시작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DF3(주류·담배) 구역 일부(400㎡)와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던 DF6(패션·잡화) 구역 일부(171㎡)에서 임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6(패션·잡화) 구역 일부(93㎡)를 운영하며, 경복궁면세점은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던 DF4(주류·담배) 구역 400㎡를 이어받는다. 철수하는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매장 인테리어나 집기 등 시설물을 후속 사업자가 별도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공사는 지난해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영업 종료에 따라 T1의 DF2(향수·화장품)·DF3·4(주류 담배)·DF6(패션) 등 4곳에 대한 운영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실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이용객이 역대 최저인 6000명대까지 떨어지면서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3차례나 유찰됐다.

이에 공사는 지난해 8월 계약이 종료된 롯데와 신라면세점에 6개월간 추가 영업을 요청했고, 면세점 특허를 관할하는 관세청도 이를 허가했다. 다만, 관세법상 보세특허는 6개월 이상 연장이 불가함에 따라 공사는 연장영업 종료에 대비해 그간 정부기관 및 면세사업자와 협조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사업자들이 추가로 확보한 공간은 유찰되고 있는 면세점 사업자가 정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이들 사업자들이 사용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고용자들과 업체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공사가 재입찰 조건을 빠르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업계에서는 고용자들과 업체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공사가 재입찰 조건을 빠르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다만, 지속되는 면세점의 적자와 협력사 브랜드 의사에 반해 영업지속을 강요할 수 없는 점 등의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기존 영업중이던 모든 브랜드 유지와 종사자 전체를 고용승계 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체 인원 636명 중 약 26%인 165명만이 고용이 승계돼 471명은 직장을 잃게 됐다. 기존 근무자는 △DF2 320명(신라) △DF3 118명(롯데) △DF4 94명(신라) △DF6 105명(신라)이 근무해 왔다. 그러나 이달 1일부터는 이 중 165명만이 고용승계에 합의되면서, 이달 1일부터는 △DF3 68명(신세계) △DF4 74명(경복궁) △DF6 23명(현대·신세계)만이 근무를 하게 됐다.

김경욱 신임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공사·정부기관·면세사업자 간 긴밀한 협조를 했지만 종사자 전원 고용승계에 이르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후속 입찰 성사를 위한 입찰조건 검토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공항 이용객 수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기존 인력 규모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사 측의 임시방편 가지고는 업체와 고용자들의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영업 면적 확장 만으로는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구역을 감당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시 운영에도 전체 면세점 면적의 25%는 비게 돼 있다.

현재 재입찰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파격적인 입찰조건 없이는 후속 사업자 선정이 또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이 급감해 면세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가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인천공항 이용객도 역대 최저 수준에 밑돌고 있다"면서 "매출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 여전히 임대료나 부담스러운 상황이 많다. 공사의 입찰조건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추가 입찰에 나서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고 못박았다.

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면세 사업자들은 당연히 고용유지를 최대한 하고 싶다"면서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향후 사업자들이 경영 정상화를 준비할 수 있도록 공항 면세점 입찰 논란을 바삐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월 국내 면세점 방문객 수는 내국인 28만4356명, 외국인 5만9627명으로 총 34만3983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월 383만7445명에 달했던 면세점 방문객 수는 1년 만에 10분의 1토막 났다. 방문객 수는 지난해 2월 175만4175만명에서 3월 58만7879명으로 급감한 후, 4월 35만4362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하며 지난해 말까지 40만~60만명 선을 유지했으나 올 1월 다시 30만 명대로 내려갔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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