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국제종합기계 대표가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하거나 성희롱 논란을 일으킬 만한 글을 페이스북에 연달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김태식 대표 페이스북 캡처 |
성희롱 논란 일으킬 만한 발언도 서슴없이...'한국의 트럼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농기계 제작 기업 동양물산기업(현 TYM) 김희용 회장의 장남 김태식(48) 국제종합기계 대표가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하거나 성희롱 논란을 일으킬 만한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속적으로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김태식 대표는 자신의 정치관을 자유민주주의, 별명은 '코리안 트럼프(Korean Trump)'라고 SNS에 소개하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사면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자신의 SNS에 링크하고 "닥쳐라 이 역적놈아!"라고 글을 게시, 동조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에는 "대통령이 미래에 감옥가면 똑같이 만들어줘야 한다", "김정은 보다 더한 놈" 등 김태식 대표와 함께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김태식 대표는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 "그냥 교수대로 보내야 한다"며 과격한 표현을 쓰며 현 정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지난 1월 19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 기사를 캡처해 "반미주의자였던 백기완 옹의 영구차는 미제국주의자들이 만든 미제차"라며 "좌파들은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더러는 미국 국적까지 취득한다. 그러면서 반미운동은 우라지게 한다"는 글을 작성했다.
성희롱 논란을 일으킬 만한 게시물도 있다. 그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포옹하는 사진을 올리며 "킁킁킁~ 이X아 냄새나!", "어우야~ 오빠! 그만 좀!!!"이라고 썼다. 이 게시물에도 동조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김태식 대표는 하루에도 여러 건의 정치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국제종합기계 지배회사인 동양물산기업 관계자는 김태식 대표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다른 회사에 몸을 두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팩트> 취재진은 국제종합기계에 전화, 이메일 등으로 수차례 질문을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현직 경영인이 공개적인 공간에서 대통령과 정치인, 관료들을 상대로 가감없이 비난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칫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A 기업의 B 회장이 정부를 비난하고 여성을 비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임직원에게 시청시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당시 소비자들은 A 기업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섰고 결국 B 회장은 공식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특정 정치인을 지목해 욕설과 성희롱을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대다수의 기업인들은 본인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것조차 꺼린다"고 말했다. 그는 "불매 운동 여파가 크지 않은 중견 B2B(기업간 거래) 기업의 오너라서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태식 대표의 부친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은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다. 김희용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인 박설자 씨와 결혼했다. 김태식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5촌 관계다.
김태식 대표는 지난 2003년 동양물산기업에 입사해 기획조정실과 해외영업담당 이사를 거쳐 2016년 6월까지 전무로 활동했다. 그는 이후 동양물산기업 종속회사 국제종합기계 사내이사를 지내다가 2019년 동양물산 총괄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6월 동양물산기업에서 다시 국제종합기계로 자리를 옮겼다.
동양물산기업의 최대주주는 김희용 회장으로 16.2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차남인 김식 동양물산기업 사업분석조정실장이 8.05%를 보유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장남 김태식 대표는 2.75%를 가지고 있다. 이어 김희용 회장의 아내 박설자 씨가 2.17%, 딸 김소원 경영지원실장이 1.63%를 소유하고 있다.
동양물산기업은 2016년 9월 농기계 업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했다. 사진은 동양물산기업 서울 본사 전경. /더팩트 DB |
◆ 국제종합기계·동양물산기업 어떤 회사?
국제종합기계와 동양물산기업은 트랙터와 콤바인, 이앙기 등 농기계 제작 기업이다. 동양물산기업은 2016년 9월 160억 원을 투입해 국제종합기계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국제종합기계는 충청북도 옥천군에 사업장이 있으며 400여 명의 근로자를 두고 있다.
동양물산기업은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크게 키웠다. 동양물산기업은 2016년 매출 3600억 원 수준에서 인수 다음해인 2017년 5300억 원대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7100억 원을 기록했다. 국제종합기계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매출 1993억 원에서 2019년 2617억 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매출의 절반가량이 수출에서 발생한다.
동양물산기업은 엔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국제종합기계는 독자적으로 엔진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동양물산기업의 농기계와 국제종합기계의 엔진을 접목하는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동양물산기업 농기계에 국제종합기계 엔진이 탑재될 경우 두 회사의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양물산기업은 농기계 제작 이외에 담배 필터를 제조하고 있다. 담배 필터는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등에 납품하고 있다. 동양물산기업의 담배 필터 사업은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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