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디아블로2'와 확장팩 '파괴의 군주'를 리마스터했다. /블리자드 제공 |
[최승진의 게임카페] '디아블로2' 20년 인기 비결은 지독한 장인정신, 리마스터는?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소문은 사실이었다.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는 지난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블리즈컨라인에서 '디아블로2'의 리마스터(다시 손질) 버전인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공개했다. 수년째 소문만 무성했던 '디아블로2 리마스터' 개발설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마침 올해는 이 회사 설립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요즘 게임계는 추억 만발이다. 과거 인기 게임들이 새 옷을 입고 다시 나오고 있다. 이중 '디아블로2'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00년 시장에 나온 '디아블로2'는 아마존, 야만용사, 강령술사 등 직업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지옥의 적과 싸움을 벌이는 게임이다. 전작과 함께 액션 역할수행게임 장르를 새롭게 정의한 작품으로 평가를 받으며 많은 게임에 영향을 끼쳤다. 미국 타임스지는 '디아블로2'가 나왔을 때 "역대 최고의 PC 게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디아블로2 리마스터'는 20년 전 추억을 밑자락에 깔고 있다. 지금의 30, 40대라면 '디아블로2'에 대한 추억이 있는 이가 적잖을 듯하다. 이 게임의 등장에 팬들은 벅찬 감동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나온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가 있다. 이 회사 대표 지식재산권 중 하나인 '워크래프트'의 세 번째 작품을 다시 손질한 이 게임은 출시 직후부터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평점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10점 만점 중 0.5점을 받았을 정도니 말 다했다. 게임의 완성도를 놓고 비판이 거세지자 블리자드는 사과하고 조건 없이 게임을 환불할 수 있도록 했다. 초유의 일이었다.
블리자드는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제작사다. 이 회사는 게임 완성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다. 스스로 인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면 발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리하게 시장에 내놓기보다 늦더라도 완벽한 게임을 선보이는 질긴 장인정신이 오늘의 블리자드를 만들었다.
기대를 갖게 되는 부분은 '디아블로2: 레저렉션' 개발을 맡은 로드 퍼거슨 총괄 프로듀서와 롭 갈레라니 총괄 디자이너가 공개 당일 열린 비대면 인터뷰에서 "품질에 자신 있다"고 밝힌 점이다. 앨런 애드햄 블리자드 선임 부사장 및 공동 설립자는 블리즈컨라인 인터뷰에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끝으로 더는 리마스터할 게임은 없다"고 했다.
'디아블로2 리마스터'의 등장은 단순히 추억 앨범을 만드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리마스터의 마지막 대상이 아닌 블리자드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는 비장한 각오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에 실망한 이용자들의 우려가 기우로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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