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험료 갱신 부담으로 인해 보험료 차등제를 골자로 한 '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인기가 높아질 전망이다. /더팩트 DB

5년 보험료 인상률 한꺼번에 반영돼 부담 증폭

[더팩트｜윤정원 기자] 올해 '보험료 갱신 폭탄'을 맞는 표준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속출할 전망이다. 5년 전 갱신 이래 계속 같은 보험료를 내다가 이번 갱신에 그동안의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표준화 실손보험은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상품이다. 표준화 실손 보험료는 지난해 9%대, 2019년 8%대 올랐고, 2018년에는 동결됐다. 2017년에는 회사별 편차가 커서 많게는 20%가 넘게 인상됐다. 보험사가 5년간 10%씩 네 차례 보험료를 인상했다고 가정하면 누적 인상률은 46% 수준이다. 성별이나 연령대에 따른 인상률 차등을 적용하면 장·노년층 남성의 보험료 부담은 더욱 커진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구(舊)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는 더 강력한 보험료 갱신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구실손보험은 2017년 10%, 2019년에 10%씩 인상됐고, 작년에도 평균 9.9% 상승했다. 올해 인상률은 15∼19%가 적용될 예정이다. 도합하면 5년간 누적 인상률은 53∼58% 정도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실손보험 갱신 가입자는 50% 이상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일부 고령층은 인상폭이 100%에 이를 수도 있다"며 "최근 구실손보험에 해당하는 우정사업본부(우체국) 실손보험 갱신 고객 중에는 100% 인상률이 적용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험료 갱신 부담으로 인해 업계에서는 보험료가 대체로 동결된 신(新)실손보험 또는 오는 7월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실손보험의 경우 판매가 중단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870만 명이 계약을 유지하는 상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구실손보험 갱신 인상률은 가입자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터라 유지 여부를 고민하는 가입자가 많을 것"이라면서도 "본인부담이 전혀 없는 강력한 혜택 때문에 실제로 갈아타기 움직임이 나타날지는 더 지켜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실손보험의 급여, 비급여 보장을 분리하고 비급여 특약에 대해 지급보험금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적용하는 새로운 실손보험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표준화 실손보험 대비 50%, 구실손보험 대비 70%가량 보험료가 낮아진다. 다만, 자기부담금은 급여 20%, 비급여 30%로 상향 조정되고, 재가입 주기는 15년에서 5년으로 조정된다.

garde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