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이저 CEO "회사 단순화, 가치 있다"[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호주 등에서 소매금융 사업 구조조정을 검토한다고 밝히며 한국씨티은행이 54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한국 등 아시아 소매금융 시장에서의 철수를 검토 중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취임한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 아태지역 소매금융 사업을 처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은 한국을 비롯해 태국·필리핀·호주 등이 대상이다. 이에 한국씨티은행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씨티그룹은 "지난 1월 제인 프레이저 CEO가 밝힌 바와 같이 각 사업들의 조합과 상호 적합성을 포함해 냉정하고 철저한 전략검토에 착수했다"며 "많은 다양한 대안들이 고려될 것이며 장시간 동안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앞서 프레이저 CEO는 지난달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디지털화 세계에서 어떤 기업이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지 평가하면서 씨티의 전략적 위치에 대해 임상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며 "회사를 단순화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프레이저 CEO는 지난 2015년 중남미 지역 책임자로 근무 당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의 소매금융과 신용카드 부문을 매각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1967년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04년에는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구조조정 국가에 한국도 포함하면서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점을 대폭 축소하는 등 소매금융보다 자산관리(WM)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말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는 133개였지만 현재 39개로 줄었다.
실적면에서도 분위기가 밝지 않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61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그룹 공식입장 외에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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