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경제단체 차기 회장 선출 절차 마무리 단계[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의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이번 주 마무리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각각 추대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무역협회(무역협회)는 최종 선출을 앞두고 있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정기총회를 개최하며 허창수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22일 경제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서울상의)는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최태원 회장을 차기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일 서울상의 임시총회를 통해 단독 추대된 이후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며 회장 수락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되면 관례에 따라 다음 달 24일부터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게 된다. 대한상의 회장에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선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제계는 현 정권에서 대표 경제단체로 입지를 다진 대한상의가 최태원 회장 체제 아래 더욱더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재계 전반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서 역할을 해나가는 동시에 규제 개선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최태원 차기 회장에 대해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에 있고 미래 산업에 대해 나보다 잘 대변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며 "처음으로 4대 그룹의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상의는 최태원 회장 선임과 함께 회장단 개편도 단행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등 IT·게임·스타트업 업계 젊은 기업인들을 영입하며 변화를 시도한다. 서울상의는 회장단 개편을 통해 전통적인 제조업을 넘어 미래 산업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오는 24일 차기 회장으로 구자열 회장을 최종 선출한다. 지난주 회장단 임시회의와 정식회의를 거쳐 구자열 회장을 만장일치 추대한 상태다. 구자열 회장의 무역협회 회장 취임은 대를 잇는 것으로, 구자열 회장 아버지인 고(故) 구평회 LS그룹 명예회장도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무역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무역협회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1999~2006년) 이후 다섯 명의 회장이 모두 정부 관료 출신이었다. 기업인 출신 무역협회 회장의 탄생은 15년 만이다. 무역협회 회장단은 코로나19로 불확실한 무역 환경에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업계를 위해 경륜과 역량이 있는 기업인 출신이 차기 회장을 맡는 것이 옳다고 보고, 구자열 회장이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구자열 회장은 평소 현장을 중요시하고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무 경험이 많은 기업인 출신 회장인 만큼 정부를 상대로 수출 기업의 이해관계를 적극 대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 회장단 중 한 명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구자열 회장은 다양한 공공분야 활동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무역 업계의 애로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민관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경제단체인 전경련도 이번 주 차기 회장을 결정한다. 아직 후보가 거론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26일 회장 선임을 위한 정기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장단 사전 조율을 거쳐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전경련은 별도 추대 절차 없이 이 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
경제계는 허창수 회장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연임할 경우 12년 연속 임기를 이어가는 셈이다. 전경련 회장은 별도 자격 제한이 없으며 2년 임기를 무제한으로 연임할 수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경련 차기 회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건 후임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막판에 거물급 인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허창수 회장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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