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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만 원대에 폭스바겐 신차를!" 숫자만 보고 샀다간 '나도 카푸어'
입력: 2021.02.19 00:00 / 수정: 2021.02.19 17:11
폭스바겐코리아의 관계 금융사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월 10만 원대로 SUV 티록과 중형세단 파사트 구매 프로그램을 내놨다. /더팩트 DB
폭스바겐코리아의 관계 금융사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월 10만 원대로 SUV '티록'과 중형세단 '파사트' 구매 프로그램을 내놨다. /더팩트 DB

유예할부의 달콤한 유혹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신형 '티록'은 월 16만5000원, '파사트 GT 프리미엄'은 월 19만70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관계 금융사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폭스바겐파이낸셜)가 지난 17일 핵심 신차의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한다며 이런 조건을 내걸었다. 폭스바겐의 신형 차량을 월 10만 원대로 소유할 수 있는 솔깃한 제안으로 보이지만 꼼꼼하게 따지지 않고 구매할 경우 '카푸어(Car Poor·비싼 차를 구입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자 비용이 많이 들고 향후 잔여 원금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상륙한 콤팩트 SUV '티록 2.0 TDI 스타일'을 36개월 계약기간 동안 선납금 30%(1100만 원가량)으로 월 16만5000원을 납입하면 구매할 수 있다. 5% 할인 혜택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티록 2.0 TDI 스타일의 국내 판매 가격은 3650만 원이다.

차 가격 4490만 원의 신형 '파사트 GT 프리미엄'에도 비슷한 조건을 내걸었다. 총 36개월 기간 동안 선납금 30%(1300만 원가량)를 지불하고 월 19만7000원을 납입하면 된다. 파사트는 8%의 할인이 적용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수입차 대중화를 선언하면서 신차 가격을 낮추고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합리적으로 수입차를 소유하려는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금융 관계사가 초기 신차 구입 부담을 줄이는 유예 할부 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당 조건만 놓고 보면 3000만~4000만 원대의 폭스바겐 신형 차량을 월 10만 대에 이용이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유예할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유예라는 말은 시일을 늦춘다는 뜻이며, 할부는 일정기간 동안 전체 금액을 나누어 납부하는 것이다. 유예할부는 차 가격의 일정 부분만 선납하고 잔액에 대해선 2~3년 동안 이자를 내고 그 기간이 끝나면 유예금액을 한 번에 내는 금융 프로그램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어반 콤팩트 SUV 신형 티록을 출시했다. 티록은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 조합으로 최고 출력 150마력, 1750rpm~3000rpm의 실용영역에서 최대 토크 34.7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어반 콤팩트 SUV 신형 '티록'을 출시했다. 티록은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 조합으로 최고 출력 150마력, 1750rpm~3000rpm의 실용영역에서 최대 토크 34.7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이런 방법은 적은 초기 비용으로 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큰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유예기간에 갚아야 하는 이자금리가 턱없이 높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원금 일정 부분을 36개월 뒤로 유예했기 때문에 이자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저금리 시대이지만 수입차 관계 금융사들은 수익 구조가 다양하지 않아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신차 대상 할부 최고 금리가 9.9%라고 고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은 최대 9.5%, BMW파이낸셜은 8.99%다. 반면 신용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최고 금리는 3% 수준이다.

수입차 금융사의 금리가 높지만 많은 소비자가 이들 업체의 금융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수입차 관계 금융사를 이용할 경우 찻값 할인율을 더 올려주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관계 금융사를 이용해 할인을 받더라도 국내 여신업체를 이용했을 때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매 초기에 목돈이 안 들어갔을 뿐 36개월이 지나면 목돈을 마련해 잔여 원금을 갚아야 한다. 만약 만기가 다가왔을 때 목돈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차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차를 팔아 원금을 갚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를 팔아 잔여 원금을 모두 갚게 되면 그나마 다행"이라며 "중고 시세가 잔금을 치르기에 모자라는 경우도 있고, 차를 이용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면 찻값은 더 내려갈 수 있다. 잔금을 치르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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