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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 호실적 낸 삼성카드…앞날은 캄캄
입력: 2021.02.05 00:00 / 수정: 2021.02.05 00:00
삼성카드가 지난해 비용 효율화를 통해 39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마이데이터 허가 획득 실패, 법정 최고금리 인하, 하반기 가맹점수수료율 원가 재산정 등으로 경쟁사에 뒤처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 제공
삼성카드가 지난해 비용 효율화를 통해 39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마이데이터 허가 획득 실패, 법정 최고금리 인하, 하반기 가맹점수수료율 원가 재산정 등으로 경쟁사에 뒤처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 제공

대주주 리스크에 마이데이터 난항

[더팩트│황원영 기자] 삼성카드가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에도 비용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다. 허리띠를 졸라맨 덕에 당장은 선방했지만,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신사업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고, 시장점유율도 2위 자리도 위태롭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39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9%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8.8% 늘어난 534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조3671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2% 증가했다.

삼성카드 실적이 개선된 것은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 중심 사업에 힘쓰는 등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서다.

실제 삼성카드의 지난해 판관비(판매관리비)는 1조8980억 원으로 2019년(2조780억 원) 대비 5.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여행·레저 업종 부가서비스와 국제수수료 등 카드서비스·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드모집인수수료 감소, 차세대시스템 감가상각비 축소 등 구조적인 측면이 더해지며 판관비 하락세를 부추겼다.

삼성카드 판관비는 지난해 1분기 9684억 원, 2분기 4791억 원, 3분기 4681억 원, 4분기 4615억 원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판관비 축소로 수익성 하락을 만회한 것이다.

연체율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1.0%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총 취급고는 125조90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 중 카드사업 취급고는 전년 대비 1.8% 신장한 124조8402억 원이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줄었지만 온라인 쇼핑과 자동차·가전 구입이 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문제는 올해다.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심사에서 예비허가조차 받지 못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 등 4대 카드사 중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지 못한 카드사는 삼성이 유일하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보험·카드사 등 각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향후 다양한 비즈니스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고, 고객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어 금융사는 물론 핀테크사도 마이데이터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미래 먹거리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과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혐의로 기관경고 조치 받으면서다.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대주주가 감독기관에서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거나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1년간 감독 당국 등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지 못한 삼성카드는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이달 1일 중단했다.

신한·국민·우리·현대·비씨 등 5개 카드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삼성카드가 신사업에서 후발주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은 웰컴저축은행과 MOU(업무제휴협약)를 체결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웰컴저축은행과 협업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자사 데이터를 웰컴저축은행에 모두 제공해야 하는 데다 본허가를 받은 경쟁사 대비 사업 전략을 펼치는 데 제약이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하반기 가맹점수수료율 원가 재산정 등도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법정 최고금리는 오는 7월부터 연 20%로 4%포인트 낮아진다.

삼성카드는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이 높다. 지난해 카드론 취급액은 8조8236억 원으로 2019년보다 15.0% 증가했다. 카드론 영업수익은 72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1% 늘었다. 카드론을 통한 이자수입이 실적 개선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셈이다.

삼성카드 총자산에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12월 29%에서 지난해 12월 29.6%로 0.6%포인트 늘었다. 따라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

악재가 이어지면서 경쟁사에 2위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3분기 카드사별 전체 신용판매 시장점유율 18.30%를 기록했다. 3위인 KB국민카드는 17.64%로 0.66%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현대카드 역시 16.31%로 삼성카드를 추격 중이다. 1위 신한카드(21.25%)를 제외하면, 삼성·국민·현대카드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1분기에는 삼성카드가 3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당시 삼성카드는 시장점유율 17.67%를 기록하며 3위에 머물렀다. 2위 자리는 KB국민카드(17.71%)가 꿰찼다.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진출에 뒤처진 삼성카드가 언제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KB국민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법인 회원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데다 지난 2019년 삼성카드로부터 코스트코 독점 제휴를 빼앗아 온 현대카드 역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강화로 신규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판관비 축소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확대가 필수"라며 "마이데이터 사업의 경우 당장 이달부터 뒤 처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다각도에서 차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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