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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꽃마을 청년주택' 시행사 직원, 입주예정자에 욕설 논란
입력: 2021.02.05 00:00 / 수정: 2021.02.05 07:58
대호IR·대호레포츠는 자사 청년주택 입주예정자가 민원을 제기하자 욕설로 대응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서초동 소재 서초꽃마을 1502 청년주택 외관. /이재빈 기자
대호IR·대호레포츠는 자사 청년주택 입주예정자가 민원을 제기하자 욕설로 대응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서초동 소재 '서초꽃마을 1502' 청년주택 외관. /이재빈 기자

[TF이슈] 대호IR·대호레포츠 "직원 개인의 일탈…서비스 개선하겠다"

[더팩트|이재빈 기자] 서울시 2030 역세권 청년주택 시행사인 대호IR·대호레포츠 직원이 입주예정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어 파문이 일고 있다. 입주예정자가 구비서류 안내 미흡과 운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자 공지사항을 통해 'X신' 등 욕설과 인신공격으로 대응한 것이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시행사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적지않은 만큼 입주예정자들의 분노가 거센 상황이다. 시행사는 해당 직원을 징계했지만 입주예정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입주예정자 불만 제기에 대호IR·대호레포츠 욕설로 대응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꽃마을 1502' 청년주택 입주자들이 시행사 대호IR·대호레포츠에 민원을 제기하자 시행사 관계자가 욕설로 받아쳤다. 대호IR·대호레포츠 담당자는 지난달 21일 네이버 카페에 공지사항을 게시하던 계정으로 욕설이 포함된 공지문을 작성했다. 대호IR·대호레포츠는 청년주택 홈페이지를 개설하기 전까지는 네이버 카페 '국민공공임대들어가기'를 통해 입주예정자들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캡처된 공지문을 보면 담당 직원은 입주예정자들을 향해 '인생 하찮은', 'X신', '계약금 낸 이상 계약 파기해도 계약금 못 돌려준다' 등의 글을 남겼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대호IR·대호레포츠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욕설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해당 직원을 징계하고 향후 청년주택 입주예정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주예정자들에게 폭언을 한 것이 당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절대 아니다"라며 "청년주택 중에서도 최상의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2030 역세권 청년주택사업은 2016년 발표된 정책으로 서울시가 민간에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청년들에게 최장 8년간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민간이 사업에 참여하면 용적률을 추가로 제공받을 수 있고 건설비용 대출금도 저리로 조달할 수 있다. △취득세 85% △재산세 50~85% △임대소득세 75% 감면 등 세제혜택도 적지 않다.

입주예정자 B씨는 "청년주택 시행사가 정부로부터 적지 않은 지원과 혜택을 받는 만큼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입주예정자에게 욕설을 날리는 시행사는 듣도보도 못 했다"고 지적했다.입주예정자 C씨는 "직장 문제로 서초역 인근에 지내야 하는데 벌써부터 시행사와 문제가 잦아 우려스럽다"며 "입주 전에도 이런데 입주 후에는 겁이 나서 민원을 제기하기도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호IR·대호레포츠는 지난달 21일 공식 계정으로 공지사항에 욕설을 적었다. /독자 제공
대호IR·대호레포츠는 지난달 21일 공식 계정으로 공지사항에 욕설을 적었다. /독자 제공

◆ 대호IR·대호레포츠 "세무서에 소득신고 해야"…날아간 청년주택

입주예정자들이 민원을 제기한 부분은 구비서류 안내 미흡과 높은 임대료, 보증금 대출 문제다. 대호IR·대호레포츠 측에서 당첨자들에게 필요한 구비서류를 사전에 명확하게 안내하지 않아 일부 당첨자가 청년주택에 입주하지 못하게 되면서다.

청년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소득증명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호IR 측에서는 일부 당첨자들에게 세무서에 소득신고를 해야 한다고 잘못 안내했다. 통상 세무서에 소득신고를 하게 되면 관련 자료가 확정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고, 해당 기간에는 소득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일부 당첨자는 시행사의 안내대로 세무서에 소득신고를 하면서 올해 다른 청년주택 입주자모집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공공이 지원하는 청년주택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만드는 높은 임대료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초꽃마을 청년주택 전용면적 16.63㎡의 임대료는 △보증금 5100만 원·월 임대료 53만 원 △보증금 5900만 원·월 임대료 50만 원 △보증금 6700만 원·월 임대료 46만 원 등이다. 지난해 10월 입주자를 모집한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 전용 19㎡의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각각 3500만~8300만 원, 12만~27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임대료가 두 배 이상 차이난다.

서초꽃마을 청년주택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이면 더 넓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구할 수도 있다"면서 "임대료가 전혀 저렴하지 않다"고 귀띔했다.

빠듯한 잔금일자도 입주예정자들의 걱정거리다. 서초꽃마을 청년주택의 준공예정일은 내달 31일이다. 하지만 시행사는 입주예정자들에게 보증금 잔금 납부일을 4월 1일로 제시했다. 통상 준공 이후 준공인가 승인을 받고 등기가 나오기까지는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입주예정자들은 등기가 없는 건물에 입주하는 만큼 은행권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권 대출뿐만 아니라 공공에서 지원하는 청년 전세자금대출 역시 준공승인을 받지 않으면 대출을 받기 힘들다.

대호IR·대호레포츠 관계자는 해당 직원을 징계하고 향후 청년주택 입주예정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대호IR 빌딩. /이재빈 기자
대호IR·대호레포츠 관계자는 "해당 직원을 징계하고 향후 청년주택 입주예정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대호IR 빌딩. /이재빈 기자

한편, 대호IR·대호레포츠는 황호연 회장이 설립한 기업이다. 황호연 창업주는 세라믹산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성장시켰고 이후 대호단양CC 등을 설립하며 골프장 사업으로도 사세를 확장했다. 대호IR과 대호레포츠, 대호알프스톤, 월간세라믹스, 대호천경개발 등이 관계사다.서초꽃마을 청년주택의 사업자는 황인 대표로 황호연 회장의 아들이다. 황인 대표는 대호레포츠와 대호알프스톤의 임원으로 활동했다.

대호IR·대호레포츠 관계자는 "청년주택 인근 지점 두 곳을 통해 준공승인을 받기 전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했다"며 "대출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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