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부품을 고의로 훼손, 유튜브 채널에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이 법원으로부터 1년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더팩트 DB

현대차, 허위제보로 유튜브 방송한 車 전문지 상대 손해배상 소송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차량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차량 부품을 고의로 훼손하고, 유튜브 채널에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 현대자동차(현대차) 협력업체 직원이 법정구속됐다.

울산지법 형사10단독 김경록 판사는 20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 A 씨 에게 징역 1년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제네시스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의 도어트림 가죽에 주름이 발생한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품질 문제를 신고했다.

당시 도어트림 납품을 맡았던 덕양산업은 전수점검에 나섰지만, A 씨의 신고 내용과 달리 차량의 가죽이 인위적으로 긁히거나 패인 것을 발견했다. 특히, 가죽 훼손은 A 씨가 근무하는 날에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의 범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현대차에 납품된 GV80 스티어링 휠 부품에 대한 품질 확인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A 씨가 차량의 도어 트림 가죽을 일부러 손괴하는 모습이 현장에서 적발된 것.

A 씨의 손괴 행위를 적발한 현대차는 협력업체 측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협력업체는 A 씨의 현대차 출입을 제한하고, 기간제 근로자였던 A 씨와 고용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이에 앙심을 품은 A 씨는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 '오토포스트'에 연락해 "신형 GV80 차량의 검수 과정에 문짝 가죽 부분의 하자를 발견하고, 현대차 생산공장 직원들에게 알려줬지만, 현대차 직원들은 이를 묵살하며 자신의 승진을 위해 '해당 불량을 본인(제보자)이 냈다'고 뒤집어씌워 해고를 당했다"고 제보했다.

오토포스트 측은 A 씨의 허위 제보 내용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현대차 생산 공장의 품질 불량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재판부는 "재물손괴 행위가 발각되었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허위 인터뷰를 통해 유무형의 피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며 "인터넷매체 특성상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등 전파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정보도가 불가능하다.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A 씨는 무면허·음주운전을 한 혐의로도 함께 기소돼 선고를 받았다. A 씨는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계약직 직원으로서 고용 불안을 느끼던 중 실적을 늘려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아 정식 채용 또는 계약 기간연장을 받고자 하는 잘못된 생각에 범행을 했다"며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명예훼손, 재물손괴 및 업무 방해에 대한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현대차는 허위 제보내용으로 콘텐츠를 제작 및 게재한 '오토포스트' 채널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고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