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신생 LCC들이 생존 시험대에 올랐다. 일부 항공사는 항공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더팩트 DB |
에어프레미아, 3월까지 취항 못하면 취소…날개 펴기 전에 위기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생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활동에 나서지 못하면서 벼랑 끝에 내몰렸다. 고정비 지출로 자본금이 바닥난 신생 LCC 3사가 날개도 펴기 전에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3월까지 신규 취항을 마쳐야 자격 유지가 가능한데, 아직 1호기 도입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3월 5일 전까지 취항을 마쳐야 항공운송사업면허 유지가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019년 3월 5일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았다. 국토부는 당시 1년 내 운항증명(AOC) 신청, 2년 내 취항을 조건으로 면허를 받았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2월 AOC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AOC는 항공사가 안전운항 수행 능력을 갖췄는지 검사하고 승인하는 제도다. 사업면허를 받은 이후 조직, 인력, 시설 및 장비, 운항관리, 정비관리 등 제반 안전운항 능력을 검사받아야 하고 안전운항 능력이 검증되면 AOC를 받을 수 있다.
통상 분야별 전문 감독관으로부터 약 5개월에 걸쳐 서류와 현장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에어프레미아의 면허 유지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아직까지 항공기 인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지난해 인도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밀리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2월 24일 항공기 등록 신청을 했고, 항공기는 미국에서 국내로 2월 초쯤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항공기가 어떤 식으로 정비되는지까지 전부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라 심사 기간이 꽤 필요하다"며 "현재 항공기가 도입되지 않았으면 심사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프레미아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자격 유지 기로에 놓였다. 오는 3월 5일까지 취항을 마쳐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 도입이 지연되면서 취항에 필수인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심사가 미뤄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제공 |
청주공항에 거점을 둔 에어로케이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청주~제주 노선 취항 허가를 신청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AOC를 취득했다. AOC 신청 1년 2개월 만이다.
하지만 문제는 당장 눈앞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에어로케이가 AOC 취득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거점으로 삼은 청주공항에 경쟁사들이 잇달아 취항, 노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현재 청주~제주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총 6개 항공사가 운항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수요가 끊기자 LCC들은 올 들어 청주공항에 잇따라 취항했다. 180석 규모의 에어버스 A320 한 기만을 보유한 에어로케이의 운항 노선은 청주~제주가 유일하다.
이 같은 상황은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최소 3년간 의무사용해야 하는 에어로케이 입장에선 부담이다. 더욱이 현재로선 청주~제주 노선 외에는 이렇다할 인기 노선이 없기 때문에 첫 취항부터 출혈경쟁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에어로케이는 자본금 480억 원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추가 자본 확충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신규 LCC 중 유일하게 취항에 성공한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말 강원도로부터 운항장려금 60억 원을 지원받아 잠시 시간을 벌었다. 양양공항에 거점을 둔 플라이강원은 국제선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신규 투자자 확보를 통해 버티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가 심해지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자 지난 10월 복수의 기업에 인수 제안을 받는 등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신생 LCC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이다. 코로나19 상황과 통합 LCC 출범 등의 변수 등을 감안하면 당장 올해를 버텨내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LCC의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울 것. 이들 LCC에 대한 정부 지원 방침도 전무해 독자생존해야하는 처지"라며 "신규 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한 항공사는 2년 내 취항해야 하는데 내년 3월이면 그 기한이 끝나 면허취소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로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운항에 차질을 겪는 만큼, 신규 취항 기한을 연장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국토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답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