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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이어 김범수, 신동빈도…기업들 연초부터 'ESG 경영' 힘준다
입력: 2021.01.18 00:00 / 수정: 2021.01.18 00:00
SK하이닉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화를 위해 그린본드를 발행한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더팩트 DB
SK하이닉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화를 위해 그린본드를 발행한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더팩트 DB

SK·롯데·카카오 기업 곳곳서 'ESG 경영' 강화 움직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ESG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기업별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SG 경영은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으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그린본드를 발행한 경우는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고,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성이 매우 높은 물 관리를 위해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 재활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IT 산업 전반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저전력 SSD(낸드 기반 저장장치) 개발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1조 원 수준의 그린본드 발행에 나선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ESG 경영 중심의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 투자자, 시장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대상으로 SK 각 회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여 나가자는 경영 전략으로, ESG 경영을 기반으로 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환경, 동반성장, 사회 안전망, 기업 문화 등 4대 사회적가치(SV) 창출 분야의 목표를 정하고, 각각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SV 2030'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외에도 대부분 SK 계열사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ESG 경영 강화에 나선 상태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350여 명 규모의 'CES 2021' 참관단을 꾸려 ESG 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SK㈜와 SK E&S는 ESG 투자 핵심 영역인 수소 사업에 올해 첫 투자(플러그파워사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ESG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대표 IT 기업 카카오는 'ESG 위원회'를 신설해 ESG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직접 챙기며, 위원으로 최세정 사외이사, 박새롬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ESG 위원회'는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카카오가 ESG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김범수 의장을 중심으로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 /임세준 기자
카카오가 ESG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김범수 의장을 중심으로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 /임세준 기자

카카오는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제정, 공표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이해관계자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 등 5개 영역에 대한 운영 방향과 전문성·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의 감독 아래 경영진이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았다. 카카오는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기 위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이며, ESG 경영 현황과 성과는 향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다른 IT 기업 네이버도 ESG 경영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미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를 설치했고 같은 해 12월 ESG 전담 조직 구성을 마쳤다. 네이버는 기후 변화 대응, 친환경 비즈니스 확대 등 중장기적 ESG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도 최근 각 계열사에 'ESG 경영' 강화를 주문했다. 앞으로 사업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곳곳에 ESG 요소를 더해달라는 지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상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에서 계열사 대표와 임원 등 1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ESG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며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SV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수년 전부터 ESG를 성과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차원의 구체적인 움직임으로는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가 꼽힌다. 모든 사업 영역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목표인 이 프로젝트는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 등이 주요 실천 과제다.

이외에도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올해부터 'ESG'의 중요성을 외치며 아직 걸음마 단계인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마무리된 'CES 2021'에서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소개하며 미래 비전을 제시했고, 수소 생태계 구축을 미래 목표로 삼은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도 ESG를 핵심 전략으로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ESG 경영 전략에 집중하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와 투자 유치 등으로 요약된다. 현재 투자자들은 ESG 평가 기준에 따라 미래 지속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추세다.

ESG 경영을 강하게 추진 중인 SK그룹은 지난 14일 강지영 아나운서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ESG 경영을 친숙하게 소개했다. 여기에는 SK그룹 ESG 성과와 함께 기업들이 ESG 경영 강화에 나선 이유 등이 내용으로 담겼다. 영상에서 SK그룹은 "현재 이해관계자들이 ESG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 ESG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향후 성장과 생존을 담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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