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네고왕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윤홍근 BBQ 회장이 경쟁사 bhc와의 오랜 법정공방으로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치킨전쟁' BBQ-bhc 법정 다툼에 이미지 타격 우려

[더팩트｜이민주 기자]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경쟁사 bhc와 법정 공방 과정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유튜브 '네고왕' 마케팅이 흥행 대박을 터뜨리면서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는 데 성공한 윤 회장이지만, 수년째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bhc와 폭로전에 이어 최근 소송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마케팅 효과가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BBQ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신제품 '메이플버터갈릭' 제품 광고가 같은 해 유튜브에서 선정한 '10대 인기 광고영상'에 선정됐다. BBQ의 치킨왕 시리즈 가운데 '황광희 비비큐 광고 찍었다'편이 4위를 기록, 프랜차이즈 광고 가운데 유일하게 '톱10'안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500만 뷰를 달성했고, 자체 앱 멤버십 가입자도 같은 기간 30만 명에서 261만 명으로 늘었다. 현재 이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800만 뷰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BBQ 네고왕 프로모션의 여러 흥행 요인 가운데 윤 회장의 깜짝 등장을 꼽는다. 진행자 황광희와 윤 회장이 치킨 가격을 협상하는 장면에서 특유의 화끈하고 호탕한 모습이 여과 없이 방송되면서 친근한 기업인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해 업계 대표 앙숙으로 꼽히는 bhc와 법정공방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BBQ와 bhc 간 법정 공방은 진행형이다. bhc는 BBQ를 상대로 '물류 용역대금 청구 소송'을, BBQ는 bhc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덕인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16부는 지난 14일 bhc가 BBQ를 상대로 제기한 상품공급대금 해지 손해배상 소송에서 bhc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최장 15년간 bhc에 독점 계약한 상품 공급대금을 BBQ가 일방적으로 해지했다고 보고 290억6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BBQ는 지난 2013년 6월 BHC를 매각하며, 소스와 파우더 등을 공급받고 영업이익 19.6%를 보장해주는 전속 상품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1년여 만인 지난 2017년 10월 BBQ는 상품 공급계약을 해지했고, 이에 bhc는 BBQ가 일방적으로 해지 통보를 해 영업에 피해를 보았다며 상품 공급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BBQ는 "신메뉴 개발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어서" 등의 해지 사유를 들었으나,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손해배상액은 bhc가 제기한 15년간 예상 매출액에 계약상 영입이익률 19.6%를 곱해 산정했다.

법원의 판단과 관련해 BBQ 측은 "항소를 포함해서 다각도로 대응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판결이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박 회장의 형사 기소 건(영업비밀 침해로 인한)에 대한 판결이 나오면 민사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BBQ와 bhc가 서로 제기한 소송은 판결이 난 것을 포함해 10여 건이다. 양사 간 소송 규모만 치킨 프랜차이즈 '빅3'의 평균 연간 매출액(약 40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실제로 물류 용역대금 청구 소송의 경우 손해배상 요구 규모만 2360억 원이다. BBQ가 지난 2017년 bhc와 맺은 물류용역계약을 파기하자, bhc가 일방적 계약 파기로 미래 손실이 크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BBQ는 경쟁사로부터 물류 공급을 받다 보니 영업비밀이 유출돼 계약을 이어갈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수년째 이어지는 양사 간 '흠집내기'와 관련해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본사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 뿌리가 같았던 '형제 기업'이 6년여 동안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일련의 과정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사의 승패를 넘어 불미스러운 일로 자꾸 회자하는 것 자체가 가맹점과 브랜드 본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