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3사 CEO '신사업' 토대 '질적 성장' 강조[더팩트│최수진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올해 핵심 경영 전략 키워드로 '탈(脫)통신'을 제시했다. 통신 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에서 신사업 비중을 높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할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4일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온라인 시무식을 개최했다. 특히, 이날 3사 CEO는 탈통신을 위한 신사업 발굴 등에 초점이 맞춘 공통된 신년 메시지를 공개했다.
우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양방향 참여형 중계 방식으로 진행한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서 "인공지능(AI) 혁신과 ESG 경영을 통해 사랑받는 빅테크 기업이 되자"고 언급했다.
빅테크 기업은 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IT 기업이라는 의미다. 네이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에 해당한다.
박 사장의 발언은 기존 통신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 IC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SK텔레콤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뉴 Biz. 비중 강화에 나서고 있다. 뉴 Biz. 사업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동력 확보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를 위해 AI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회사의 모든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 혁신의 기반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미 많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상황에 따른 고객 니즈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도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빌딩에서 진행한 온라인 신년식을 통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 data)·클라우드(Cloud) 등 비통신 사업인 'ABC'의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완벽히 차별화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의 강점을 경쟁력으로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설명으로 판단된다.
KT는 앞서 2021년 조직개편에서 비통신 신사업 전담하는 'KT랩스'를 신설하기도 했다. KT는 당시 "KT랩스는 통신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KT가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개척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구 대표는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우리의 역량과 기술, 열정으로 혁신의 돌파구를 만드는 선도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해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고객의 삶의 변화와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KT의 숙명"이라며 "KT는 통신 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강남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진행한 비대면 시무식을 통해 "통신사업에서는 질적 성장 체계를 탄탄히 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며 신사업 성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조직개편에서 신규 사업 영역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스마트 헬스,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산재된 사업 조직을 모은 조직이다.
LG유플러스는 당시 "각 신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견실한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황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컨슈머 사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광고·구독형 서비스 등 연관사업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기업사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확보해 사업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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