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막판 진통 끝낼까…기아차 노사, 밤샘 협상 끝 임단협 잠정 합의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0.12.22 09:26 / 수정: 2020.12.22 09:26
기아자동차가 2020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더팩트 DB
기아자동차가 2020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더팩트 DB

기아차 노사, 2020년 임금동결 잠정 합의안 도출[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길었던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기아자동차(기아차)가 밤을 새우는 마라톤 회의 끝에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고 오는 28~29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22일 기아차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21일)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16차 본교섭에서 밤샘 교섭 끝에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8월 상견례 이후 4개월여 만이다. 합의 내용은 △기본급 동결 △성과금 150% △격려금 12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150만 원 지급 등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잠정 합의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미래차 준비와 자동차 산업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교섭 타결이 필요하다는 데 노사가 공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합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노사는 특히 잔업 복원과 정년 연장 등의 항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기아차 노조는 4주 연속 부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계에서는 경영 정상화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실제로 부문 파업으로 인해 생산 손실이 4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노사는 잔업 시간 복원을 놓고 생산 능력 만회를 통한 임금 보전이라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실잔업과 생산성 향상, 작업 시간 추가 확보, 생산 안정화 방안을 비롯한 구체적 실행 방안에 합의했다.

또 정년 연장의 경우 기존 베테랑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정년퇴직자가 퇴직 후에도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외에도 '미래 변화 대응 및 고용 안정을 위한 합의'를 통해 미래 친환경차 계획과 고용 안정에 대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 합의에는 △현재 재직 중인 종업원의 고용 안정 노력 △미래차 계획 제시 △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지속 확대 △전기차 전용 및 혼용 생산체계 전환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지엠 노사는 21일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노사 교섭을 최종 마무리했다.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 노사는 21일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노사 교섭을 최종 마무리했다. /한국지엠 제공

이와 함께 기아차 노사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 극복과 협력사 동반성장 강화를 위한 협력사 네트워크 강화, 상생 결제 시스템, 투명 구매 실천 센터 등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1조5000억 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확산 방지에 공동 대응하고, 예방 및 방역 활동 강화를 통해 종업원 건강권 확보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 및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노사가 교섭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교섭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노사 상호 간 이해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회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에 이어 기아차도 임단협 마무리에 한 발 더 다가서면서 완성차 업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을 전망이다. 앞서 한국지엠은 총 26차례에 걸친 임단협 교섭 진통 끝에 이달 10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고, 찬반투표를 거쳐 21일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노사 교섭을 최종 마무리했다.

특히 기아차 노조가 임금동결 합의에 동참하면서 아직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은 르노삼성자동차 등 다른 기업 교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소 어수선했지만, 지금은 양보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에 업계 전체가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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