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 982조 원 넘어서[더팩트|윤정원 기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 대세가 된 가운데 11월 은행 가계대출이 14조 원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0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000억 원으로 한 달 새 13조6000억 원 불어났다. 한은이 관련 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종전 최대치인 올해 8월 11조7000억 원을 석 달 만에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6조2000억 원 늘어난 715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이전 달 6조8000억 원 증가한 데 이어 상승세를 지속했다. 기타대출은 한 달 새 7조4000억 원이나 증가한 265조6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역시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 8월 5조7000억 원을 뛰어넘은 규모다.
기타대출이 증가한 것은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가 컸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연봉 80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신용대출 총액 1억 원을 넘기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비은행권 60%)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1억 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아을 구입하면 신용대출을 회수하도록 했다. 이에 대출 문이 닫히기 전에 생활자금, 부동산 거래 자금, 주식투자 자금 등을 일단 받아두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최근 들어 수도권 일부 지역이나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매매거래가 다시 늘고 있는데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은 신용대출 규제 시행에 앞서 필요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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