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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쿠팡·티몬·11번가' 이커머스 '빅3', 첫 상장 주인공은?
입력: 2020.12.10 00:00 / 수정: 2020.12.10 00:00
비대면 소비 트렌드 수혜로 실적 개선에 청신호를 켠 이커머스 업계가 기업공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팩트 DB, 11번가 제공
비대면 소비 트렌드 수혜로 실적 개선에 청신호를 켠 이커머스 업계가 기업공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팩트 DB, 11번가 제공

성장성 인정받은 이커머스, 투자처 각광…IPO 준비 분주

[더팩트|이민주 기자] 이커머스 업체들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출혈 경쟁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쿠팡, 티몬, 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늘어난 언택트(비대면) 수요에 힘입어 손익구조를 개선하면서 유가증권 시장에 첫발을 내디딜 주인공이 누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 '로켓 성장' 쿠팡…사업 확장·인재영입으로 채비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쿠팡이다. 쿠팡은 비대면 소비의 일상화 속 '로켓배송'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대세로 자리 잡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내년을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쿠팡이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기업 설명회인 로드쇼를 진행한 사실도 알려졌다. 로드쇼는 IPO 전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실시하는 행사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쿠팡이 2021년 기업공개를 검토하고 있다"며 "상장을 위해 세금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함께 보도된 쿠팡의 기업가치는 지난 2018년 기준 90억 달러(10조4516억 원) 수준이다.

쿠팡은 상장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쿠팡이 최근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과 관련해 나스닥 증시 상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를 자회사 '쿠팡페이'로 분사했으며, 지난 7월에는 동남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훅'을 인수해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10월에는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하며 택배사업에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나스닥의 경우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면 상장이 가능하다. 이에 쿠팡이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성과 가성을 보여주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 10월 청와대 출신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왼쪽)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했다. /쿠팡 제공
쿠팡은 지난 10월 '청와대 출신'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왼쪽)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했다. /쿠팡 제공

법조계, 정관계 등 각계 전문가 영입에 속도를 높이는 것 역시 상장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쿠팡은 지난 10월 '청와대 출신'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으며, 같은 달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했다. 지난 9월에는 '인사전략 전문가' 김기령 전 타워스 왓슨 대표를 부사장으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유인종 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 "내년 상장" 공식화한 티몬, 전문가 영입해 속도내나

티몬은 올해 초 공식적으로 IPO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최근 재무전문가를 영입에 나서는 등 기업 공개에 힘을 싣고 있다.

티몬은 지난 4월 상장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IPO 일정 수립에 착수했다. 상장 시기는 내년 중으로만 알려졌다.

티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티몬은 지난 2017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적자가 걸림돌이 돼 무산됐다.

즉 티몬의 이번 상장 역시 '재무구조 개선'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중에서 자본잠식 문제는 최근 40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업황이 살아나면서 티몬의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티몬은 지난 3월 영업이익이 1억6000만 원으로 최초 월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이 기간 2개월 연속구매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고, 티몬에 참여하는 파트너 수도 46%만큼 많아졌다.

티몬에 따르면 1~3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7.8%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10대와 20대 신규 가입자 수는 각각 186.5%, 38.9% 늘었다. 이 기간 특가 매출은 75.9% 신장했으며, 3분기 파트너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었다.

여기에 티몬은 지난달 신임 재무부문장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전인철 부사장을 영입했다. 전 부사장은 지난 2015년 영실업에서 CFO와 대표를 거쳐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에이디티캡스(ADT캡스) CFO를 역임,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CFO를 맡은 바 있는 업계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전 부사장 영입 역시 IPO 작업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11번가 모기업은 SK텔레콤은 지난달 아마존과 국내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11번가 제공, 뉴시스
11번가 모기업은 SK텔레콤은 지난달 아마존과 국내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11번가 제공, 뉴시스

◆ 분기 흑자 낸 11번가, 아마존 손잡고 증시 입성할까

11번가 역시 상장 조건으로 아마존 지분 투자를 받은 만큼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아마존과 국내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상품을 11번가에서 구매하는 것과 향후 11번가 셀러의 아마존 내 판매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아마존은 11번가에 대한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약속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11번가에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지분 참여 약정도 체결해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 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 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게 된다.

모기업인 SK텔레콤 역시 11번가를 비롯한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각 자회사 실적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티맵 모빌리티까지 순차적으로 IPO를 준비해 금융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리된 당시 자금을 투자받으면서 3~5년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SK텔레콤 지분을 동반 매도하는 '동반매도청구권'을 맺은 바 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11번가 지난해 매출액은 5950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으로 흑자를 냈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1357억 원, 영업이익은 14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가장 먼저 기업공개에 성공할 것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가능성과 성장성을 놓고 본다면 쿠팡 쪽이 높지 않을까 싶다. 티몬의 경우 연간 흑자를 낼 수 있을지부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연간 흑자를 낸다고 하더라도 1년으로 성장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11번가의 경우만 봐도 내년보다는 '3년 연속 흑자' 달성이 가능한 내후년을 바라보고 IPO 채비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마존과 손을 잡은 만큼 움직임이 빨라질 수는 있겠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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