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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항공 빅딜 코앞"…대한항공·아시아나 직원 해석 분분
입력: 2020.12.06 00:00 / 수정: 2020.12.06 00:00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양사 직원간 갈등 양상이 번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양사 직원간 갈등 양상이 번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롯데 식품 계열사 줄줄이 부진…파격 인사에 분위기 '술렁'

[더팩트│정리=최수진 기자] -2020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경제계 전반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빅딜을 앞두고 직원간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2021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졌는데요. 특히, 롯데 식품 계열사는 그간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파격 인사를 발탁하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공공전세주택이 기존 공실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금융업계에서는 금융 소비자의 비판을 받았던 공인인증서 폐지를 앞두고 사설 인증서의 실효성 문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선, 항공업계의 뒷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 재차 강조했지만…불안감 여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드디어 첫 관문을 넘겼죠?

-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반발해 사모펀드 KCGI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난 1일 법원이 한진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곧바로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유상증자 대금 5000억 원을 투입했고, 교환사채 인수금액으로 3000억 원을 한진칼에 추가 투입하면서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막판까지 여론전을 펼치던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한진은 차질 없이 양대 항공사 통합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 및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국내 항공업 구조 재편이 탄력을 받게 됐네요. 이런 상황에서 양사의 직원들은 이번 인수를 환영하는 입장이 아니라고 하던데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 직원들은 이번 합병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양사 직원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는 듯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일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고, 통합 뒤에 기업문화 차이로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불안감이 주된 이유입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통합 후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방침을 연일 약속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4개 노조는 현재 노사정 회의체를 구성해 노동자들과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공포에 노사뿐 아니라 통합 후 한 식구가 될 직원 간에도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면서요.

-맞습니다. 직장인 전용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의 각사 게시판과 항공사 종사자가 글을 올리는 '항공라운지' 등에선 최근 대한항공 직원과 아시아나항공 직원 간 갈등을 드러내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자본잠식 상태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추가적인 경영 악화로 일자리가 위태로워질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한 대한항공 직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 있는 만큼 구조조정 후 흡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인 글을 올렸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아시아나항공 출신이 임원이 되더라도 다른 임원들에게 무시 받아 결국 못 버티고 나갈 것"이라고 통합 후에도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역시 통합 후 대한항공 직원들보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극심한 고용 불안을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한 직원은 "인위적으로 자르지는 않아도 직급 안에서 롤이 없어지고, 국제선 직원을 국내선으로 돌리고, 휴직을 시키고 하는 등 얼마든지 나가게 하는 방법은 많다"며 "주변에 퇴직금, 위로금 주면 나가야 하나 고민하는 동료들이 많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업무가 겹치는 동종업계 통합이니 3년 뒤는 아무도 모른다. 구조조정 없다는 말을 솔직히 누가 믿겠나"며 "사실 겹치는 게 많은데 구조조정이 없다는 게 설득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였습니다.

-항공업 전반으로 휴직과 고용 불안이 심화되면서 익명성이 지켜지는 공간에서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같네요. 구조조정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많은 만큼 성공적인 PMI(인수 후 통합전략)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롯데그룹은 올해 식품 계열사의 부진이 이어지자 50대 초반의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더팩트 DB
롯데그룹은 올해 식품 계열사의 부진이 이어지자 50대 초반의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더팩트 DB

◆ 롯데 식품 계열사 줄줄이 부진…파격 인사에 분위기 '술렁'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의 파격 인사를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가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어린 50대 초반의 대표이사를 선임했는데요.

-네. 맞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1970년생 박윤기 상무를, 롯데푸드는 1968년생 이진성 전무를 각각 대표이사 전무와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했습니다. 그동안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 임원들은 연령대가 유독 높았는데요. 이번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선임 임원들은 짐을 싸게 됐습니다.

-롯데그룹이 식품 계열사에 파격 인사를 단행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올해 식품 계열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식품업계가 특수를 누렸는데 롯데그룹은 안타깝게도 기대이하였습니다. 실제 식품 계열사 3사 모두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특히 경쟁사인 CJ제일제당과 농심, 오리온 등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달성해 더욱 비교되며 롯데 식품 계열사들은 '유구무언'이었답니다. 결국 지속된 부진에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도 분위기가 뒤숭숭했다고 합니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돌면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식품 계열사 임원들의 어깨가 무거웠다고 하네요.

-그렇군요. 실제로 롯데그룹은 임원 수를 전년 대비 80% 수준으로 줄이면서 임원 직급 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줄이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하거나 폐지했는데요.

-롯데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장 이영호 사장이 용퇴하고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선임돼 화제였습니다.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손실이 컸던 식품 계열사의 쇄신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왔습니다.

-네. 맞습니다. 롯데그룹은 이영호 사장이 후배들을 위해 일선에서 용퇴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부진한 성적표에 대한 사실상 경질로 책임을 지고 떠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3일 공공전세주택 주거형태를 미리 볼 수 있도록 경기도 수원시 송죽동에 위치한 신축주택을 공개했다.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3일 공공전세주택 주거형태를 미리 볼 수 있도록 경기도 수원시 송죽동에 위치한 신축주택을 공개했다. /뉴시스

◆ "수급자도 안 들어가는 집에 중산층이 왜?"…공실 활용 공공임대 논란

-이번 주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가 중산층 가구 전세난 해소를 위해 공급을 약속했던 방 3개의 공공전세주택 시범모델이 화제였습니다. 해당 공공전세주택에는 3~4인 가구가 거주하는 데도 불편함이 없어 보이더군요.

-경기도 수원시 송죽동 오피스텔을 말씀하시는 거죠? 해당 주택은 내년부터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밝힌 공공전세주택 중 하나는 아닙니다만, 정부가 매입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도 이와 비슷할 거라고 가정하고 말씀드릴게요.

송죽동 주택은 지하 2층~지상 9층, 48가구 규모로 전용면적이 75~81㎡ 수준입니다. 현관문에는 중문이 설치돼 있고 거실 겸 주방, 샤워 부스가 있는 메인 화장실, 보조 화장실이 딸린 안방 하나, 작은 방 2개가 있습니다.

-확실히 공간이 넉넉하네요. 전세값은 얼마로 책정됐나요?

-공공 전세로 공급할 경우 전셋값은 시세의 90% 수준으로 정해지는데요. 이곳으로 치면 1억8000만 원가량이 되겠네요. 인근 수원아너스빌위즈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전셋값인 4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월세로 지낸다면 보증금 1200만 원에 월세 30만~44만 원 정도를 내야 하고요.

-공간 대비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이네요. 아쉬운 점은 없나요?

-아무래도 기존 오피스텔의 문제점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 발코니가 없어 환기와 통풍, 화재 시 대피에 취약한 거죠. '나 홀로 주택'이라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고, 보안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입주 자격은 어떻게 되나요?

-해당 주택은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에 공급하기 위해 입주자를 모집 중에 있는데, 경쟁률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입주는 내년 2월 예정이고요.

-정부에서는 공실을 활용한 전세형 공공임대도 공급 예정인 걸로 아는데요. 연내 3만9000여 가구가 풀린다고 들었습니다. 공실 활용 임대주택도 방 3개, 화장실 2개 등 위와 같은 형태일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공실 활용 전세형 공공임대는 무주택자라면 소득‧자산 등과 상관없이 누구나 입주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쟁 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입주자가 선정됩니다. 최장 6년 거주가 가능하고요.

-입주 자격 조건이 좋음에도 일각에서 공실 활용 전세형 공공임대와 관련해 비판이 제기되는 까닭은 뭘까요?

-아무래도 영구임대와 국민임대, 행복주택 등 3개월 이상 미임대 상태인 임대주택을 활용하는 데서 다소간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들도 들어가기 싫어해서 공실이 된 임대주택에 중산층이 살고 싶겠냐는 소리 아닐까요.

-괜히 비어있던 게 아니라는 거군요? 향후 공실 활용 전세형 공공임대를 비롯한 공공전세주택들이 모쪼록 비판을 불식할 만한 형태로 공급돼 주거난에 도움이 되길 바라봅니다.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이 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공인인증서는 오는 10일 폐지된다. /더팩트 DB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이 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공인인증서는 오는 10일 폐지된다. /더팩트 DB

◆ 공인인증서 10일 폐지…소비자들 과연 편해질까?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발급부터 사용까지 불편이 컸던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면서요.

-네,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이 1일 국무회의를 통과됐습니다. 이에 오는 10일 시행되는 개정안에 따라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민간 전자서명 업체들이 인증 서비스를 대신하게 됩니다. 은행권의 경우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새로운 인증 체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금융결제원이 주도하는 금융인증서 참여 시점을 조율하는 한편 독자 인증서를 내놓는 곳도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는 지난 1999년 인터넷 활용 초기 정부와 금융기관 홈페이지의 본인 인증용으로 처음 도입됐었죠. 그러나 발급까지의 과정도 복잡하고, 일정 기간 갱신해야 하는 등 불편함도 적지 않았는데요. 불편했던 공인인증서 폐지로, 앞으로 소비자들은 편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관측도 나온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은행권의 경우 금융인증서 참여 시점을 저울질하면서도 독자 인증서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업계 일각에서는 은행 사설 인증서가 범용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까요.

-예를 들면 KB국민은행이 지난해 7월 선보인 사설 인증서 'KB모바일인증서'는 KB금융그룹 내 증권, 카드, 보험 등에서 활용 가능하지만, 다른 금융권과는 연동되지 않습니다. 기업은행의 'IBK모바일인증서' 역시 기업은행 내 모바일 뱅킹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소비자가 은행마다 각기 다른 인증서를 설치해야 한다는 말이군요. 말씀대로라면 오히려 공인인증서보다 불편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도 드는군요.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사설인증서 개발은 기술적으로 어렵진 않지만, 은행간 연동은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업계에서 보다 효율적인 인증체계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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