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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하루 매출 2만 원" 동네 카페, 늘어난 사회적 거리만큼 깊어진 주름
입력: 2020.12.04 00:00 / 수정: 2020.12.04 00:00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서울 시내 커피숍 점주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며 급격한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민주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서울 시내 커피숍 점주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며 급격한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민주 기자

임시휴업·폐업 카페 줄줄이…"매출 90% 줄었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서울 시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한지 열흘이 지났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번화가 곳곳에서 기존 카페가 있던 자리에 붙어 있는 '임대' 안내문이 눈에 띄었고, 일부는 이번 조치가 끝날 때까지 아예 가게 문을 닫았다. 현장에서 만난 점주들은 "매장 내 음료섭취가 금지되면서 말 그대로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

정부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달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기간은 오는 7일까지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 카페 내 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영업시간 내 포장과 배달만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난번과 달리 프랜차이즈형 음료전문점뿐만 아니라 개인 카페에도 적용된다. 정부는 제과점,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중 커피 음료를 판매하는 업소 모두에 이를 적용했다.

3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카페에 급 카페 임대를 알리는 표시가 붙었다. /이민주 기자
3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카페에 '급 카페 임대'를 알리는 표시가 붙었다. /이민주 기자

◆ '임대 표시' 곳곳에…번화가 카페, 폐업 '속출'

2일~3일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지역에 있는 개인 카페 20여 곳을 찾았다.

이 중에서 가게가 비워졌거나 임대 표시가 붙은 곳만 5곳이었다.

지하철역 인근에 2층 단독 건물을 사용했던 한 카페를 찾았다. 내부는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고, 유리창 위로 "급 카페 임대"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이 카페에서 채 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카페 유리창에도 '임대' 표시가 붙었다. 표시판에는 "안에 보이는 모든 집기를 드린다"는 내용이 적혔다.

한 블록 떨어진 곳에 마주 보고 선 카페 두 곳도 문을 닫았다. 이 중 한 곳은 이미 내부가 싹 비워진 상태였고, 나머지 한 곳은 막 짐을 빼고 있었다.

이외에도 인근 카페 4곳은 영업시간임에도 문을 열지 않았고, 다른 3곳은 아예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확산방지 및 예방을 위해 7일까지 임시휴업을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걸어뒀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종료되는 7일까지 임시휴업에 나선 커피숍의 모습. /이민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종료되는 7일까지 임시휴업에 나선 커피숍의 모습. /이민주 기자

바로 옆의 카페에도 "제품의 신선도를 위해 포장 및 배달을 하지 않는다"며 "정부 지침에 따라서 2단계 기간 동안 잠시 쉬어 간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한다"는 공지가 붙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으나, 자영업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문을 닫은 곳은 없었지만, 일부는 폐점을 앞두고 있었다. 식당 건물 1층에 있는 한 카페에는 "24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한다"며 "모든 고객들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무료 쿠폰은 폐점일 까지 사용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여의도에 있는 한 카페는 오는 24일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을 출입구에 부착했다. /이민주 기자
여의도에 있는 한 카페는 오는 24일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을 출입구에 부착했다. /이민주 기자

◆ "한 잔도 못 팔았어요" 자영업자 '곡소리' 이어져

운영 중인 카페에서는 매출 타격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이들 모두 "주말 손님이 급감했고, 최대 90%까지 매출이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오전 11시에 만난 마포구 소재 한 카페 점원은 "지금까지 매출은 1만3000원이다"며 "그나마도 위 층에 있는 직원들이 구매한 것이다. 개인 고객 매출은 0원"이라며 "주말에는 아예 손님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나마 오전에는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고객들이 와주지만 평일에도 오후 3시 이후에도 손님이 뚝 끊긴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 오픈하고 곧바로 코로나19가 터져서 계속해서 적자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근의 또 다른 카페 사장은 "지난 주에는 하루 매출이 3만 원인 날도 있었다"며 "코로나 이전보다 90% 줄었다. 골목에 있는 작은 카페에 포장 고객이 얼마나 되겠냐. 원래도 내점 대 포장 고객 비율이 7대3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3일 마포구 소재 커피숍이 폐업 후 내부 집기를 빼고 있다. /이민주 기자
3일 마포구 소재 커피숍이 폐업 후 내부 집기를 빼고 있다. /이민주 기자

직장가 인근 커피숍 점원은 "2단계 시행 후 고객이 3분의 1가량 줄었다"며 "점심 식사를 하고 커피숍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회사로 돌아가는 직장인들이 많았으나 매장 내 음료 섭취가 금지되면서 방문객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당 지역에서 문을 닫는 커피숍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자는 "코로나19로 업종에 관계없이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초반에는 아주 작은 커피숍들이 하나둘 빠지기 시작했고, 이후 임대료가 높은 대형매장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버티던 것이 20~30평대 중형 매장들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이후 영업난을 견디지 못하고 많이들 매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라며 "임대가 안 붙은 카페 상당수도 폐업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들어오려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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