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이르면 오는 3일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SK그룹, 이르면 3일 임원인사 단행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둔 임원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SK그룹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강화하기 위한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조만간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례대로 12월 첫째 주 목요일(3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이 예상대로 임원인사를 실시하면 국내 5대 그룹 중에서 세 곳이 조직 재정비를 마무리하게 된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은 지난달 26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LG그룹은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을 유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지닌 젊은 인재들은 과감히 발탁, 전진 배치하며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신구 조화'를 통해 위기 극복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 토대를 탄탄히 구축하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임원 100여 명을 줄이는 인적 쇄신에 나섰다. 다만 대표이사급 교체를 최소화했으며, 핵심 경영진인 비즈니스유닛(BU)장도 세 개 부문에서 재신임했다. 이 역시 인적 쇄신으로 위기를 타개하는 동시에 경륜 있는 CEO를 유지해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인사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의 행보를 토대로 재계는 올해 임원인사 키워드를 '안정 속 혁신'으로 꼽고 있다. 임원인사 발표를 앞둔 SK그룹도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찬가지로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줄이되, 유능한 젊은 인재의 발탁 및 전진 배치를 통해 미래 리더 육성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ESG 경영'이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먼저 SK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는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동현 SK㈜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은 올해 초 재선임됐다. 지난해 선임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주도하는 등 사업 연속성을 고려했을 때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게 내외부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일부 CEO의 승진과 역할 확대가 언급되고 있다.

CEO는 유임 가능성이 크지만,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의 발탁은 지속 이뤄질 전망이다. SK그룹은 매년 성과주의 원칙을 지키고, 그룹 내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유능한 젊은 인재들과 여성 인재들을 대거 발탁, 미래 리더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올해 인사 화두는 'ESG 경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SG는 환경 문제와 사회적 책임에 관한 관심,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 기업 경영 활동의 비재무적 요소를 말한다. 현재 최태원 회장은 ESG 경영을 통한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며, 관련 역량을 SK 구성원들이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CEO 세미나에서 "기업 가치 공식이 바뀌고 있다.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 적합한 각사의 성장 스토리를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며 ESG 역량 확보를 당부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역시 ESG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딥 체인지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인적 변화를 시도해왔다"며 "올해는 ESG 경영을 구체화하는 인력 조정 및 조직개편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