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영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서둘러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민주 기자 |
매장 내 취식 금지에 고객·직원 '당혹'…"하루빨리 끝나길"
[더팩트|이민주 기자] 오늘(24일)부터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고 포장·배달만 가능해진 가운데 커피 프랜차이즈는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매장과 브랜드별로 영업시간을 축소·조정하거나 포장 고객 유치를 위해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살길 모색에 나섰다.
24일 정부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이날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 카페에서는 매장 내 음료 섭취가 금지되며 자리에 앉을 수 없다. 영업시간 내 포장·배달은 허용한다.
이번 조치에서는 기존 프랜차이즈형 음료전문점뿐 아니라 제과점,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중 커피 음료를 판매하는 업소들도 적용된다. 기간은 내달 7일까지 2주간이다.
◆ 카페 '영업시간 단축'으로 대응…"포장 할인해드립니다"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첫날인 24일 서울 소재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10여 곳을 방문했다.
이날 오전 8~9시 사이 문을 연 매장을 찾기 힘들었다. 방문한 매장 가운데 절반은 영업시간을 축소했다.
투썸플레이스 일부 매장은 이날부터 영업시간을 6시간 단축해 운영하고, 커피 스미스 매장은 포장 고객에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민주 기자 |
서울 마포구에 있는 투썸플레이스 매장은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오후 12시 30분에서 8시 30분까지로 조정했다. 24시간 영업 매장인 엔제리너스 역시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이날 인근의 할리스커피 매장과 또 다른 투썸플레이스도 오픈 시간(오전 9시)에 문을 열지 않았다. 지하철역 인근 투썸플레이스는 오픈 시간은 그대로 둔 채 마감 시간을 기존 오전 1시에서 오후 11시로 앞당겼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기존 영업시간을 유지했다. 대신 매장 내 의자와 테이블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쪽에 쌓아두거나 그 앞으로 띠를 둘러 접근을 막았다.
모든 매장 입구에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는 문구가 부착됐다. 포장 주문 시에도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안내글도 붙었다.
포장 수요를 늘리기 위해 할인 행사를 준비한 곳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 소재 커피스미스 매장은 이날부터 포장 고객에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안내문에는 "제조 커피류에 한해 20% 할인한다"며 "매장 내 이용이 제한돼 테이크 아웃과 딜리버리만 가능하니 양해를 부탁한다"고 적혔다.
◆ "앞으로 2주요?"…발길 돌리는 '카공족'
테이크아웃 수요를 늘리기 위한 업계의 노력에도 고객 수는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줄어든 분위기다.
오전 9~10시 사이 매장에서 음료나 음식을 포장해가는 고객은 두 자릿수에도 못 미쳤다. 점심시간(오후 12~1시)에는 매장별로 테이크아웃 고객이 10명 안팎으로 늘어났으나, 고객 대부분은 매장 내 취식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매장을 나섰다.
엔제리너스 일부 매장은 이날부터 내달 7일까지 24시간 운영을 중단하고 오후 10시에 문을 닫기로 했다. /이민주 기자 |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일명 '카공족' 역시 "착석이 불가능하다"는 직원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전 대학가 인근 커피빈에서 만난 한 고객은 "온라인(강의)이라 요즘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다. 앉을 수가 없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들은 연신 "매장 내 취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직원이 입구 앞에 서서 입장객에 일일이 "테이크아웃만 가능한데 주문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정부의 공지에도 매장을 찾은 고객들 상당수는 이날부터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한 고객은 "출근길에 커피를 사러 왔다. 원래부터 테이크아웃해갈 예정이었지만 왔더니 테이블이 다 치워져 있어 놀랐다"며 "오늘부터 매장 내 취식이 불가능한지는 와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갑작스럽게 시행된 거리두기 2단계에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아무래도 매장에서 드실 수는 없다고 안내하면 나가시는 분들이 많은 편"이라며 "언제까지 (매장 내에) 못 앉냐고 물어보시는 고객과 다른 커피숍 어디 가면 앉을 수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