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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2배짜리' 종부세 속출…강남 아파트값 잡힐까
입력: 2020.11.24 07:39 / 수정: 2020.11.24 07:39
지난해 대비 급등한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면서 강남 아파트 매물이 풀리고 값이 떨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덕인 기자
지난해 대비 급등한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면서 강남 아파트 매물이 풀리고 값이 떨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덕인 기자

다주택자 정리매물 나와…집값 1억 원 안팎 떨어진 단지도

[더팩트|한예주 기자] 지난해 대비 급등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면서 고가주택 소유자, 다주택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 않던 고가 아파트에 작년의 2배에 육박하는 종부세가 부과되자 세금 부담을 느낀 보유자 일부가 매도나 증여를 고민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아직은 매수-매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한 양상이지만,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전고점 대비 수천만 원 값을 낮춘 매물도 나오는 상황에서 '종부세 효과'가 더해지며 강보합을 이어가던 매매 시장이 하락으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주요 인터넷 포털의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최근 국세청이 고지한 종부세 내역을 확인한 회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글의 대부분은 올해 종부세가 작년의 2배 안팎으로 크게 올라 세금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하는 내용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 보유자라는 A씨는 "올해 종부세가 368만 원 나왔는데, 작년보다 딱 2배 더 나온 것"이라며 "종부세 폭탄이라는 말이 현실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썼다.

B씨는 "작년에 30만 원 냈던 종부세가 올해는 110만 원으로 3.5배 올랐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올해 새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가구가 2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올해 26만2000원의 종부세가 고지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도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되면서 종부세 명목으로 10만1000원이 고지됐다.

고가 아파트의 종부세 부담은 더 커졌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실시한 종부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 보유자의 경우 작년 종부세가 191만1000원에서 올해 349만7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상반기 안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정원 기자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상반기 안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정원 기자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욱 가중될 예정이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84.5㎡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를 소유한 2주택자의 종부세 부과액은 올해 1857만 원에서 내년 4932만 원으로 2.7배나 오른다. 종부세에 재산세 등을 더한 보유세는 올해 총 2967만 원에서 내년에는 6811만 원으로 큰 폭으로 뛴다.

C씨는 "올해 종부세가 1120만 원 나왔는데, 내년엔 3000만 원까지 오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이제까지 관심 없이 살았는데, 이제 매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거래 절벽' 속 강남권 아파트 매물은 조금씩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매매)은 4만4622건으로, 두 달 전 3만9785건과 비교해 12.1% 늘었다. 이는 전국 시·도 중 세종시 다음으로 매물 증가 폭이 큰 것이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어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매물 증가량이 서울 전체 구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

서초구가 같은 기간 아파트 매물이 3367건에서 4292건으로 27.4% 증가해 서울에서 매물 증가 폭이 가장 컸고, 강남구가 20.5%(3557건→4289건), 송파구가 20.1%(2421건→2908건)로 뒤를 이었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 정보를 분석해보면 신고가 거래도 여전히 눈에 띄지만, 전고점 대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 가격이 내린 거래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강남구에서는 역삼동 e편한세상 84.99㎡가 지난달 7일 24억9000만 원(13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뒤 이달 15일 24억3000만 원(8층)에 매매되며 한 달 사이 집값이 6000만 원 내렸다. 해당 평형은 인터넷 부동산 포털에 물건이 2건 올라와 있으며 집주인은 각각 24억5000만 원과 26억 원에 매물로 내놨다.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올해 연말보다는 내년 6월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내년 상반기 안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려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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