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광교가 연초부터 공들여온 루이비통 입점 프로젝트가 협상 과정에서 난항에 부딪히며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한예주 기자 |
업계 "루이비통서 출점 고사 중"…갤러리아 "계속 협의 중"
[더팩트|한예주 기자] 연내 3대 명품을 유치하겠다던 갤러리아 광교의 계획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공을 들였던 루이비통과의 협의가 좀처럼 매듭을 맺지 못하면서 갤러리아백화점의 도약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 광교가 공격적으로 추진하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입점이 사실상 어그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루이비통과의 논의가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 명품 브랜드가 입점 되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이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쯤은 확실한 액션이 취해져야 하는데 갤러리아에서도 아직까지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있는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루이비통이 이미 입점해 있어 루이비통 측에서 출점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광교점은 팝업스토어만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아마 정식 출점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 광교점 럭셔리부티크 한 켠은 여전히 입점 준비 중인 상태다. /한예주 기자 |
업계에서는 예정된 결과였다는 반응을 내놨다. 명품 브랜드는 국가, 지역별 쿼터(매장 수 제한)를 두고 지점을 내기 때문이다.
통상 기존 점포 하나를 접고 다른 곳에 새 지점을 내는 방식으로, 신규 지점을 낼 백화점의 고객 수, 객단가 등을 철저히 고려한다. 결국 갤러리아 광교점이 3대 명품을 확보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매출 확신을 가져다줘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소비 위축 여파로 갤러리아의 명품 브랜드 유치는 더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현재 갤러리아 광교점 명품관에 입점한 브랜드는 디올·구찌·발렌시아가·셀린느·보테가베네타·펜디 등 11개다. 디올을 비롯해 벨루티와 로로피아나 등 경기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브랜드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광교점을 '명품관'으로 만들기 위해선 사실 3대 명품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이른바 3대 명품을 유치한 업체가 경쟁력에 우위를 점하는 구조다. 3개 브랜드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VIP 고객 확보는 물론, 매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3대 명품이 모두 입점한 곳은 롯데백화점 잠실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대구점,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 갤러리아 압구정점 등 7곳에 불과하다. 서울을 제외하면 지방에서는 부산과 대구 등 2개점에 그친다.
광교점이 3대 명품을 위해 비워놓은 자리에는 현재 델보가 팝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예주 기자 |
3대 명품 매장 유치는 백화점 수준을 판가름하는 척도일 뿐 아니라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명품 '3대장'을 품은 지점들은 온라인 쇼핑 증가와 경기 불황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반대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대 명품 매장에서 올리는 매출은 백화점 1년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할 만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제품이나 여타 명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지만, 워낙 고가여서 실제 백화점으로 떨어지는 이익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광교점에 3대 명품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광교점이 매출 기여도를 높이고 지역 백화점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3대 명품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측은 루이비통 입점 가능성과 관련해 "(협상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루이비통을 포함한 다른 브랜드들과 계속 협의 중에 있기 때문에 입점 여부나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3대 명품 말고 다른 명품들은 이미 다 입점해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명품 라인업을 강화해 갤러리아 광교를 경기권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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