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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5000원'으로 시작하는 강남 빌딩 투자법이 있다?
입력: 2020.11.21 08:00 / 수정: 2020.11.22 13:43
5000원 소액으로도 서울 강남 역세권 빌딩 재테크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윤정원 기자
5000원 소액으로도 서울 강남 역세권 빌딩 재테크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윤정원 기자

오는 25일 카사 '역삼 런던빌' 첫 공모 돌입

[더팩트|윤정원 기자] 문재인 정부의 갖은 규제로 인해 부동산 투자가 과거와 달리 어려워지자 다른 방법으로 부동산 수익을 얻는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부상하는 것은 상업용 부동산을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다.

국내 최초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DABS) 거래소인 '카사(Kasa)'의 경우 최근 KEB하나은행, 한국토지신탁과 손잡고 첫 공모 상장 빌딩과 공모 일정을 공개했다. 카사 플랫폼에 상장될 1호 건물은 강남구 역삼동 소재 '역삼 런던빌'로, 공모 총액은 약 101억8000만 원이다. DABS 203만6000주를 발행하며, 1DABS당 가격은 5000원이다. 일반 투자자는 최대 2000만 원, 별도 신청으로 투자 자격 요건이 입증한 소득 적격 투자자는 최대 40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카사는 오는 25일 첫 공모를 앞두고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부동산관리처분신탁계약서, 감정평가서, DABS 발행 안내서 등을 애플리케이션 내에 게재한 상태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DABS 발행인은 한국토지신탁이며, 중앙·가람 등 2개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95억 원대의 부동산 감정평가를 받았다. 예치금은 하나은행의 신탁계좌에 별도 보관된다.

카사는 공모 청약을 일주일 앞둔 지난 18일 기준 예비투자자 3만여 명을 모집했다. 예비투자자는 공모 청약에 필요한 예치금을 입금하고 상장 정보 알림을 신청한 회원을 일컫는다. 카사는 지난 9월 16일 출시 이후 한 달여 동안 5만5000건의 누적 앱 다운로드수를 기록하고 있다.

카사 플랫폼에 상장될 1호 건물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 런던빌이다. 이달 25일부터 12월 4일까지 투자자 공모가 이뤄진다. /카사 제공
'카사' 플랫폼에 상장될 1호 건물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 런던빌'이다. 이달 25일부터 12월 4일까지 투자자 공모가 이뤄진다. /카사 제공

DABS를 통하면 일반 투자자들도 고액 자산가나 기관처럼 빌딩의 수익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관련 투자 상품임에도 약정기간이나 환매 제한 일정 없이 실시간 청산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P2P와 같이 대출을 담보로 파생된 것이 아닌 실물 자산의 직접적인 수익증권을 사고파는 것이므로 유동적이고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

신탁사는 3개월마다 건물 관리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한 임대수익을 수익증권 보유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카사가 내다보는 역삼 런던빌의 임대수익은 연 3% 수준이다. 카사 관계자는 "역삼 런던빌의 임대수익률은 연간 약 3% 정도로 예상된다. 또 수익증권의 가치가 연평균 강남구 건물 시세 상승률인 5%대로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약 8%가량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DABS 시장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다른 투자자에게 되팔 경우에는 증권 시세에 따른 차익을 노릴 수 있다. 건물이 매각될 때까지 DABS를 보유한 투자자는 매각시점의 건물 값에 대한 차익을 나눠 갖게 된다. 빌딩의 매각 및 임차변경 등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은 주주총회와 같은 수익자 총회를 개최해 의결하고 함께 결정한다. 카사는 모든 투자 관련 사안을 사전에 자율공시하며 중대 사안의 경우 사전 수익자총회의 의결권을 취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주식과의 차이점 및 위험성은 유념해야 한다. DABS 거래는 '지분'이 아닌 '수익 지분'을 사는 구조다. 수익을 배당받을 권리는 있지만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없다는 의미다. DABS 거래는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편입된 자산의 평가가 제대로 안 되면 가격 거품이 형성될 수도 있다. 투자자가 건물 입지와 건축 시기, 임차인의 계약 기간과 수익성, 향후 매각 대상 등을 살펴 수익성과 위험을 분석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

권대영 전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앞서 브리핑을 통해 "6개월간의 모의 테스트를 거쳐 카사 시스템의 안정성과 유효성 검증을 했다"며 "현재 한국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 시 전액을 다 투자하고 필요하면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데, 소액을 수익형 부동산에 손쉽게 간접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부동산 기반의 수익증권 발행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2019년 12월 카사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규제 특례를 줬다. 이로써 카사는 총 5000억 원 규모로 부동산 신탁계약에 의한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투자 중개업 및 거래소 인허가를 받지 않고 증권거래 중개를 할 수 있게 됐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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