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되는 가운데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농협금융 제공 |
농협금융 임추위 개시
[더팩트│황원영 기자]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되는 가운데 3연임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낸 홍 사장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NH농협금융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임기를 2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 등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금융 자회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2일 1차 회의를 열고 홍 사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주 중 2차 임주위를 열고 12월 중순에 연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홍 사장은 초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는다.
2018년 1183억 원의 순손실을 냈던 농협생명은 2019년 홍 사장 취임 이후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홍 사장은 취임 직후 비상경영 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보장성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건강보험, 종신보험, 암보험, 치매보험 등 고수익성 상품에 집중했고, 2018년 79.8%였던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을 올해 상반기 91.9%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농협생명은 홍 사장 취임 첫해인 2019년 401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4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47억 원) 대비 160.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97억 원에서 1527억 원으로 57.9% 증가했다. 보장성보험 판매뿐 아니라 비용 절감을 위한 전사적 노력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농협생명 내부에서도 실적 개선을 끌어낸 홍 사장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이 손꼽히는 자산운용 전문가라는 점도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홍 사장은 1986년에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후 기업고객부 단장, 농협은행 PE 단장, 자금부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등 자산운용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농협생명 대표로 취임한 이후 주식형 자산을 통한 수익성 확대를 주도했다.
올 8월에는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본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상반기 기준 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193.7%로 생명보험업계 평균 281.2%를 크게 밑돌았지만, 유상증자로 RBC 비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홍 사장은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하는 채권 재분류를 통해 RBC 비율을 33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다만, 홍 사장이 이미 한 차례 연임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NH농협금융은 2년 임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자회사 CEO 임기를 1년으로 하고, 경영 성과 여부에 따라 1년 연임을 하는 관행이다. 실제 농협금융 계열 CEO 중 3연임한 사례는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유일하다. 이 전 은행장은 3연임에 성공했음에도 3개월 만에 물러나기도 했다. 특히, 농협금융 계열사 인사는 일반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지역농협 등 고려할 요소가 많다.
이에 따라 2년 임기를 모두 채운 홍 사장이 재연임할 수 있을지는 NH농협금융이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2년 임기는 관례이고 규정상 연임이 금지돼 있지는 않다"며 "임추위 위원들이 CEO 성과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