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국회에서 열린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 당정협의에서 법정 최고금리를 내년부터 20%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
업계 "대부업체, 수익성 악화→폐업 이어질 것"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간다. 이번 결정으로 일각에서는 대부업체들이 줄폐업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당정 협의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4%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지난 2018년 2월 최고이자율을 27.9%에서 24%로 낮춘 지 약 3년 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208만 명이 매년 약 4800억 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대부업체들의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해 줄줄이 문을 닫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18년 최고이자율이 24%로 낮아졌을 때도 많은 대부업체들이 존폐 기로에 섰다.
실제 대부업계 대출잔액은 2017년 16조5014억 원에서 지난해 15조9170억 원으로 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용자 수도 247만3000명에서 177만7000명으로 28.3% 쪼그라들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신규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고, 이는 대부업체의 폐업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평균 대출금리가 22~23% 수준"이라며 "20%까지 내려간다면 신규 대출이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가 되기 전에 사업을 접는다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간다. 일각에서는 대부업체들이 줄폐업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
문제는 대부업체를 이용하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연 20% 초과 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 명 중 약 13%인 31만6000명(2조 원)은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향후 3~4년에 걸쳐 민간금융을 이용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는 이 중 약 3만9000명(2300억 원)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위는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저신용자 대상으로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을 연간 2700억 원 이상 확대하고 취약·연체 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신용회복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러나 업계는 금융위의 대안이 부작용을 완충하는데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부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영업을 중단하거나 대출 심사 등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그럴 경우 신용이 낮은 차주들은 개인 간 거래 등으로 몰릴 수밖에 없으며, 그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