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증권사 최종 제재심을 앞두고 은행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금감원, 증권사 이어 은행도 라임 징계 예고…징계 수위 '촉각'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감독원이 10일 임시회의를 열고 라임 판매 증권사에 대한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진행한다. 이날 열리는 제재심에서 증권사에 대한 제재 수위가 결정 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은행권도 제재심 결과를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내부통제 부실 책임으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징계가 유력한 상황에서 은행권 역시 같은 제재를 받을 경우 은행권 수장들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본원에서 라임펀드를 판매한 증권사(KB증권·신한금융투자증권·대신증권 등)에 대한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진행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10일과 지난 5일 2차례에 걸쳐 판매사에 대한 제재심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6명이 직무정지 등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날 제재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은행권에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심이 끝나면 바로 신한·우리은행 등에 대한 제재심이 열리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라임펀드 관련 은행권 제재심의위원회를 연내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소재 프론트원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심) 건이 끝나야 은행을 볼 수 있다"며 "가능한 금년 내로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펀드 판매액은 우리은행 3577억 원, 신한은행 2769억 원, 하나은행 871억 원, 부산은행 527억 원, 경남은행 276억 원, 농협은행 89억 원, 산업은행 37억 원 등 순으로 모두 약 1조 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심이 끝나면 바로 신한·우리은행 등에 대한 제재심이 열릴 예정이다. /더팩트 DB

은행들은 내부통제를 이유로 CEO에 징계 내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의 징계 수위에 따라 은행권 수장들의 연임 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근거로 경영진 제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사들은 CEO 징계는 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CEO를 제재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은행 최종 제재 결과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사의 제재 수위가 이날 결정된다 해도 증권선물위원회에 안건이 올라가는 것은 25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증권사에 대한 최종적인 징계 수위 결정은 1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은행권의 제재 수위 결정 역시 제재심 회에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전체회의 등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연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종료되므로 징계 시기와 수위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경우 증권사보다는 징계 수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예단할 수 없다"며 "일단은 증권사 제재심 수위 결정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