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책 발표 임박…'공공임대' 땜질 처방 그치나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0.11.09 11:51 / 수정: 2020.11.09 11:51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문재인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남용희 기자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문재인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남용희 기자

이르면 이번 주 24번째 대책 발표…시장 불안 잠재우긴 어려울 듯[더팩트|윤정원 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중 전세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현재 공실인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전세로 공급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9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 시장 안정 대책을 오는 11일로 예정된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세 대책에는 현실적으로 효과있는 방안이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확실한 대책이 있으면 정부가 이미 발표를 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문재인 정부 24번째 대책 역시 '땜질식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임대주택을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현재 정부는 현재 주택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매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LH 및 SH를 통해 수도권 주택 매물 구입을 확대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한 것도 임대를 활용한다는 관측과 맥을 같이 한다.

LH, SH 등이 기존 주택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우선, 매입임대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다. LH와 SH가 주택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를 내주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법은 전세임대를 늘리는 것이다. 전세임대는 LH, SH공사 등이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은 뒤 이를 다시 조건이 맞는 신청자에게 저렴하게 빌려주는 일종의 전대차 계약이다.

문제는 매입임대나 전세임대를 활용할지라도 곧바로 임대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LH나 SH 등 공공이 민영 주택을 매입해 전세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임대 수요 파악, 예산 점검, 매물 분석 등 많은 품이 든다. 중장기 대책으로 추진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매입임대나 전세임대에 따른 LH와 SH의 부담도 헤아려야 하는 대목이다. 주택 매입금 부담도 있고,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시세 수준의 높은 전세금과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낮은 임대료 간 격차는 무시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전세 시장 안정 대책은 땜질식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더팩트 DB
전세 시장 안정 대책은 '땜질식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더팩트 DB

아울러 정부는 기존 공공임대 주택 공급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달 중에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아파트' 공급 방안 또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는 면적을 기존 60㎡에서 85㎡로 늘린 공공임대주택이다.

일전 정부는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전세난을 완화하는 리츠(REITs) 등도 고민했으나, 이번 정책에는 포함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Equity)에 투자하여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을 일컫는다. 하지만 리츠가 정상적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장이 뒤따라야 한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공급 대비 수요 불균형 수준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124.8)보다 5.3포인트 상승한 130.1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량의 부족한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0∼200의 숫자로 표현되고, 100보다 높을수록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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