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판매 증권사를 대상으로 금감원이 진행하는 2차 제재심의위원회에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출석했다. /여의도=박경현 기자 |
핵심 쟁점 '경영진 제재' 수위…공방전 예상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라임 판매 증권사를 대상으로 금융감독원이 진행하는 2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현장에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등장했다. 이어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며 CEO(최고경영자)들이 모두 출석한 가운데 심의에서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고 있다.
5일 오후 1시 16분경 2차 제재심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와 임원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 대표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임직원들 틈에 둘러싸여 황급히 자리를 이동했다. 취재진의 질문세례를 의식한 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10명 남짓한 대신증권 임직원들은 오 대표의 출석 10여 분 전 쯤 먼저 도착해 출입증을 발급받으며 대기했다.
앞서 금감원이 예고한 중징계 대상에는 라임펀드 판매 당시 근무했던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가 올랐으나 제재심에는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에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1차 제재심에 이어 회사 측 소명을 위해 대신 출석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오 대표가 회의장으로 이동한 뒤 1시간 가량 후인 2시 8분경 금감원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대신증권의 심의가 먼저 시작된 관계로 시간상 여유가 있어 회의장으로 곧장 올라가지 않았다.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이날 2시 8분경 금감원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경현 기자 |
박 대표는 먼저 도착한 KB증권 및 KB금융지주 직원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등 오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입장을 대기하는 KB증권 관계자들은 KB금융지주 임직원들을 포함해 20명이 넘었다.
"CEO징계 수위가 걸려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오늘 제재심을 준비하셨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대표는 "성실하게 잘 소명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짧게 답했다.
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로비에 잠시 머무른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기를 위해 윗층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2차 제재심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대신증권이 먼저 심의에 들어가고 KB증권이 그 다음이다. 함께 제재 대상에 올랐던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9일 심의에서 예상보다 4시간가량을 더 소요하며 마친 만큼 이날 심의는 대신증권과 KB증권 위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제재심의 핵심 쟁점은 내부 통제 부실의 책임에 따른 경영진 제재 여부다. 금감원은 앞서 기관 중징계와 함께 증권사 3곳의 전·현직 CEO에 대해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만일 금감원의 예고대로 징계수위가 결정된다면 해당 임직원들은 3~4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증권사 측은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책임으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며,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최근 검찰이 라임 사기에 KB증권이 가담했다는 의혹을 품고 있어 소명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또한 제재 대상에 포함된 박정림 대표가 현직인 관계로 징계 수위를 낮추기위해서도 한층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심의위 관계자는 "결론에 대해 아직은 알 수 없고 심의를 통해 증권사 측 입장과 소명 내용을 종합적으로 따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차 제재심에서도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지연된만큼 이날 심의 역시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사태 제재심 역시 3차까지 진행됐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