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 당정청에서 대주주 요건 10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
"글로벌 정세·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고려"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이 기존 10억 원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주식 양도차익 전면 과세로 인해 주가하락 등의 충격을 준다는 시장 내 우려가 해소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 당정청에서 대주주 요건 10억 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10억 원 유지에 대한 배경으로 "최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최근 글로벌 정세 고려 및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현행 기준을 유지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대주주 요건은 2018년 2월 시행령 개정으로 3억 원으로 줄어들 예정이었고, 이는 자산소득 과세 형평 차원에서 기존 방침을 유지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로써 수 개월간 논란이 됐던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과 관련한 사안이 마침표를 찍었다.
기존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이 내년부터 현행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아질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날 홍 부총리의 발언으로 '대주주 요건 3억 원 변경' 철회가 확실시 됐다.
이에 10억 원 상향시 투자자들의 매도물량 확대, 시장 충격 등 여당을 주축으로 떠오르던 우려는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023년부터 주식 양도차익에 전면 과세가 이뤄지는데, 그 전에 기준 변경으로 시장에 불필요한 충격을 줄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꾸준히 기준 완화를 요구해 왔다.
또한 과세 가능성이 커지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주주 요건 완화를 요구한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대주주 3억 원이 시행된다면 개미들의 엄청난 매도에 기관과 외인들의 배만 채울것이며, 주식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 되어 부동산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이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해당 사안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홍 부총리는 "2개월 간의 갑론을박이 있던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대로 간다면 아무일 없었던 듯이 가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두 달 동안의 갑론을박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봤다. 아무일 없이 지나가기엔 제가 참을 수 없었다"고 사의 표명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 부총리의 사직서를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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