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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젊어진 롯데百, '네고왕' 손잡고 MZ세대 정조준
입력: 2020.11.03 06:00 / 수정: 2020.11.03 06:00
유통공룡 중 보수 색채가 짙다고 평가되는 롯데가 네고왕과의 협업을 하는 등 새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달라스튜디오 네고왕 유튜브 화면 캡처
유통공룡 중 보수 색채가 짙다고 평가되는 롯데가 '네고왕'과의 협업을 하는 등 새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달라스튜디오 '네고왕' 유튜브 화면 캡처

고급 이미지 버린 필사적 조치…롯데百 "매일매일 4분 만에 마감"

[더팩트|한예주 기자] '유통공룡' 중 '보수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롯데가 새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인기 유튜브 콘텐츠인 '네고왕'과 손을 잡고 대대적인 사은행사에 나선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가장 고급 이미지를 지켜왔던 백화점이 생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네고왕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콘텐츠 '네고왕' 10화에는 롯데백화점이 등장했다.

'네고왕'은 가수 겸 방송인인 황광희가 기업의 대표를 만나 소비자 요청 사항을 네고(협상)하는 게 주된 내용인 콘텐츠다. 그동안 네고왕은 BBQ, 명륜진사갈비, 반올림피자, 하겐다즈, GS25를 방문한 후 대표와의 협상 끝에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이끌어내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롯데백화점 편에서는 황광희가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를 찾아가 협상 끝에 오는 8일까지 총 10만 명 대상으로 10만 원 구매 시 모바일 상품권 2만 원을 지급하기는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내용이 담겼다. 일반적으로 30만 원 이상 구매 시 1만 원을 지급했던 기존의 사은행사와 비교하면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황범석 대표는 "2002년 월드컵 때 10% 사은 행사를 했던 것이 가장 규모가 컸다"면서 "10만 원에 2만 원 상품권을 10만 명에게 지급하면 20억 원인데 상상해본 적도 없다"고 고민하며 제안을 수락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오는 15일까지는 주차 최대 4시간 무료 쿠폰을 지급해 '자주 오게 하고 오래 머물도록 한다'는 집객 효과까지 거둘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네고왕과의 협업을 먼저 제안한 것은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의 20대 여성 대리인 것으로 확인돼 더 눈길을 끌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마케팅팀 대리가 관련 내용을 제안한 후 네고왕 측에 이메일을 보내 해당 협업이 성사됐다"면서 "매일 선착순 1만 명에게 지급되는 할인쿠폰은 4분여 만에 마감되고 있다. 회사 쪽에서도 굉장히 색다른 시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네고왕과의 협업은 MZ세대의 마케팅팀 대리의 제안을 통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MZ세대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이번 네고왕과의 협업은 MZ세대의 마케팅팀 대리의 제안을 통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MZ세대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사실 백화점은 그동안 명품이나 패션 등을 셀링 포인트로 내세우며 고급화 전략을 이어 왔다. 그 중 폐쇄적이고 보수적 색채가 짙던 롯데는 다른 유통 대기업들이 변화와 도전을 주창하며 꿈틀거릴 때도 비교적 안정감 있는 기업운영을 택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소비 채널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롯데 역시 고객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이벤트까지 추진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벤트나 행사의 가장 큰 목표는 역시 집객이다.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오게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면서 "젊은층들이 많이 보는 콘텐츠인 만큼 고객 유입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의 부담이 꽤 컸던 것 같다. 롯데답지 않은 조급함이 드러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10만 원 이상 구매하면 2만 원을 받을 수 있지만, 10만 원 이상을 소비하는 고객들이 더 많을 것이다. 20억 원 규모의 역대급 사은행사이지만 반사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롯데백화점과 네고왕의 협업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8월 7일 올라온 네고왕 1화에 출연한 제너시스BBQ는 네고왕과 협업해 1만8000원에 판매하는 '황금 올리브 치킨'에 치즈볼 2개를 추가해 7000원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BBQ의 첫 주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5억 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대목이다. 네고왕 행사는 각 기업이 운영하는 앱에서 모바일로 진행된다. 프로모션 혜택을 받으려면 앱을 다운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에 BBQ는 네고왕 방송 이후 자사앱 가입자 수가 30만 명에서 250만 명으로 한 달 만에 8배 이상 급증하는 효과를 봤다. BBQ 앱을 새로 다운받은 신규 고객 가운데 60%가량은 30대 이하였다. GS25 역시 네고왕 방송 이후 4일 만에 GS25 더팝 앱 회원 수가 평소 1268% 늘었다. 하겐다즈는 행사제품 주문량이 30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필사적으로 MZ세대를 모으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라며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맞춰 화력이 집중되면 소비 활성화 효과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이런 마케팅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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