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심사에 김광수 회장 외압설까지…정영채 NH투자證 대표 국감서 '진땀'
  • 황원영 기자
  • 입력: 2020.10.13 17:28 / 수정: 2020.10.13 18:02
13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현장풀)
13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현장풀)

정영채 대표 "회장 지시는 없었다…회사도 반성"[더팩트│황원영 기자] 5000억 원가량의 피해액이 발생해 논란인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의원들의 송곳 질의에 진땀을 흘렸다. NH투자증권은 대규모 환매중단이 벌어진 옵티머스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는데, 액수는 사모펀드 판매잔액(5151억 원)의 84%인 4327억 원에 이른다. 이 배경을 둘러싸고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감에서는 NH투자증권이 졸속 심사와 이례적인 승인 절차로 소비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질의도 나왔다. 이에 정 대표는 "외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NH투자증권이 짧은 기간 안에 펀드를 구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을 두고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통상 펀드 설계사 측에서 증권사를 방문하는 것과 달리 NH투자증권 간부가 먼저 옵티머스에 연락하고, 한 달도 안 돼 수천억 원에 대한 펀드를 구성했다"며 "굉장히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로부터 옵티머스 펀드를 추천받은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역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서 지시받은 적이 있냐"고 외압설에 가세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경영진이 펀드 판매에 관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며 "본부장과 부서장으로 이뤄진 상품소위원회 멤버가 상품 판매에 관해 결정했다"고 답했다. 그는 "(회장과 본인은) 상품 소위원회에 대해 결정권이 없다"며 "압력을 행사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옵티머스 펀드 판매 승인 절차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13일 옵티머스 펀드를 최초 판매했으나, 상품 승인은 하루 뒤인 14일, 소위원회는 18일 개최했다.

윤 의원은 "최초 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소위원회 개최하고 그 이후에 상품에 대해 일반승인하는 게 절차인데, 옵티머스 사모펀드는 그 순서가 거꾸로"라며 "상품을 승인받기도 전에 판매한 것으로 봐서 판매 과정이 급격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상품 판매 후 소위원회를 개최한 것은 펀드 판매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6월13일 구두로 결제한 후 14일 후결제했다"며 "해당 상품은 이미 8000억 원이 시중에서 판매된 인기 상품이었고, 시중에서 많이 유통되는 상품은 일반승인으로 처리된다"고 답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상품에 대한 정확한 검증 없이 판매를 진행했다"는 윤 의원에 비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참고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의원은 NH투자증권이 매출채권 실체 등을 꼼꼼히 챙기지 않고, 금감원 조사 내용의 진위를 파악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가 저위험 상품이라고 생각했으나, 불행하게도 사기에 의한 운영임이 밝혀졌다"며 "우리 회사 입장에서도 스스로 반성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청와대나 정권 차원의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은 옵티머스자산운용 고문으로 활동했다. 현재,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가 전파진흥원으로부터 자금을 투자받으려고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와 NH증권을 연결해준 '로비 창구'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와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면서도 "정영제 전 대표와 만남은 본인의 부동산 PF와 관련한 것으로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정영제가) 옵티머스 관련자인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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