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연령층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면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가계대출 비중도 증가했다. /더팩트 DB

전체 가계대출에서 30대 이하 비중 26% 달해

[더팩트｜윤정원 기자] 30대 '패닉바잉'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전체 가계대출에서 30대 이하 차주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 부동산 시장은 다소 가라앉는 추이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30대의 불안감은 여전한 분위기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4.8%에서 올해 2분기 26%로 1.2%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에서 40대 대출의 비중은 30.4%에서 28.7%로, 50대는 28.1%에서 26.6%로 축소됐다. 60대 이상은 고령화로 노인인구 비중이 급등하며 16.6%에서 18.6%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보금자리론 대출이 급증한 것도 30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론은 6억 원 이하 주택의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이내 범위에서 최대 3억 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일시적 2주택) 등이 이용 가능하다. 정책 상품 특성상 30대와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애용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보금자리론 대출 실적은 총 23조1328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5605억 원) 대비 6.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금자리론 판매액이 23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도 집값은 오른다"는 전망 속에 30대의 주택 매수 수요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30대 이하 연령층의 대출 비중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30대가 집 장만을 위해 무리해서라도 돈을 빌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거래 6880건의 36.9%인 2541건을 30대가 매입했다.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월(33.4%)보다 커졌다. 2개월 연속 사상 최대 비중을 경신한 셈이다.

30대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무순위 '줍줍(줍고 줍는다)'에도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20년 1~8월 무순위 청약 실시 현황'을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 1500만 원 이상 전국 12단지의 무순위 청약 지원자 7만4440명 중 30대가 3만5813명(48.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당첨자도 30대가 가장 많았다. 전국 12단지의 무순위 청약 당첨자 578명 중 268명(46.4%)이 30대였다.

서울 '서초GS타워 주상복합'의 경우 3.3㎡당 최고 약 50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분양임에도 45명을 뽑는 무순위 청약에 30대 328명이 몰렸다. 당첨자 가운데 30대는 27명에 달했다. '로또 청약'으로 관심이 높았던 수원의 '더샵광교산퍼스트파크'의 경우 2명 모집에 1만3401명의 30대가 신청했다. 결국 당첨자 2명 모두 30대에게 돌아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반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시장이 정체된 상황이지만 30대의 매수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 당첨을 기대하기엔 가점이 부족한 데다 전셋값마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 30대의 주택 매수를 부추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garde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