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마스크 미착용' 논란과 관련해 SNS를 통한 쿨한 대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
"현장 와보지도 않고…" 정용진 SNS 해명글에 '좋아요' 3만7000여 개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신을 향한 '마스크 미착용' 논란에 보여준 쿨한 대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부회장은 6일 오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날(5일) 경기 남부 최대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안성'을 방문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는 한 매체의 기사 제목을 캡처해 공유했다. 그러면서 "사진 찍으시는 분이 벗으라는데 #어쩌라고. 하튼 현장 와보지도 않고-"라며 짧은 해명 메시지를 함께 올렸다.
정 부회장은 5일 주요 임원들과 함께 7일 개점을 앞둔 스타필드 안성을 방문, 막바지 기장 준비에 나서는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마스크 미착용'이 불거진 것은 당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사진 속 정 부회장은 노브랜드 매장 앞에선 정 부회장은 카메라를 응시한 채 진열된 상품들 앞에 섰지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정용진 부회장은 6일 SNS를 통해 '마스크 미착용' 논란에 대해 해명의 글을 올렸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
이에 일부 매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 부회장이 스스로 항변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현장을 둘러보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주변의 요청에 잠시 마스크를 벗었지만, 촬영 후 바로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이 공개한 다른 사진 속에는 정 부회장을 비롯해 이날 현장에 동행한 임직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정 부회장의 '쿨한 대응'에 누리꾼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올린 게시물은 업로드 11시간 만에 무려 3만7213개의 '좋아요' 수를 기록했다. 일부 누리꾼은 "할 말은 해야지" "참지 말고 소통해달라" 등 응원의 담긴 댓글을 남겼다.
정 부회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이색 소통'은 재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지난 7월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해 새로 단장한 이마트 월계점을 방문해 쇼핑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쇼핑 중. 어디 이마트인지는 안 알려 드림. 오늘 여기서 쇼핑했음"이라는 글과 함께 해당 매장에서 직접 구매한 즉석떡볶이를 조리하는 사진을 추가로 공개하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은 지난해 12월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서 방송인이자 외식사업가인 백종원의 부탁을 받고, 폐품 감자로 시름에 잠긴 강원도 농가의 백기사로 나서며 눈길을 끌었다. /더팩트 DB |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SBS의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서 목소리 출연'을 통해 상생경영을 실천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눈길을 끌었다. 당시 방송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감자'(폐품 감자)로 시름에 잠긴 강원도의 한 감자 농가를 방문한 백종원은 정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백종원으로부터 방송 취지 및 농가의 상황에 관해 설명을 들은 정 부회장은 "바이어와 담당하고 얘기를 나누겠다. 고객들에게 알려서 제값 받고 팔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말했고, 실제 두 사람의 통화 이후 전국 141개 이마트 점포에서는 별도의 코너를 조성해 못난이 감자를 비롯한 소외된 지역특산물을 판매했다.
'이색 소통'으로 첫 단추를 꿴 정 부회장의 상생 경영은 올해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해남 왕고구마 300t을 매입, SSG닷컴과 신세계TV쇼핑 등 5개 그룹 관계사에서 판매했고, 지난 8월에는 방송에서 소개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통영 바다장어 어가 소식에 40t 물양의 '맛남의 광장 바다장어 무조림' 밀키트를 판매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SNS를 활용한 소통이 때에 따라 논란의 불씨가 되는 사례도 물론 있지만,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재계 총수의 이미지가 기업과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바꾸고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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