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팔린다"는 밀리터리버거, 롯데리아 매장 가보니[더팩트|이민주 기자] 롯데리아가 '군대리아' 콘셉트를 내세우며 야심 차게 출시한 '밀리터리버거'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며 흥행 잭팟을 터뜨리는 듯했지만,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는 롯데리아 측의 설명과 달리 실제 매장에서 밀리터리버거를 찾는 고객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는 지난달 28일 밀키트형 신제품 '밀리터리버거'를 출시했다. 버거 번, 슬라이스 햄, 소고기 패티, 양배추 믹스 등을 군대식 식판을 닮은 용기에 제공한다. 단품 가격은 6400원, 세트는 8100원이다.
◆ 20·30 인기라더니…다수 매장서 밀리터리버거 주문 '0'
밀러터리버거 출시 일주일이 지난 5~6일 이틀 동안 서울 시내 롯데리아 매장 4곳을 찾았다. 매장별로 방문 시간을 오전 9~10시, 오후 12~1시, 오후 2~3시로 나눠 주문량을 비롯해 현장 반응을 살폈다.
출근 시간 지하철 역사 내 롯데리아 매장에는 10여 명의 고객이 매장에서 식사를 했다. 매장 곳곳에는 신제품을 홍보하는 광고물이 눈에 띄었지만, 2시간여 동안 밀리터리버거를 주문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쇼핑몰 내에 위치한 매장의 상황도 비슷했다.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1시간여 동안 앞서 방문한 역사 내 매장 보다 많은 20여 명의 손님이 매장을 찾았지만, 해당 매장에서도 밀리터리 버거를 주문한 고객은 없었다.

상대적으로 고객들이 붐비는 점심시간, 대학가 인근 롯데리아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나서야 밀리터리버거를 주문하는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시 소식을 듣고 군 복무시절 생각이 나서 먹어보러 왔다"며 "불고기 소스나 딸기잼 등 군대리아와 비슷하게 잘 만들었다"라면서 "호기심이나 군 복무시절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한번쯤 먹을 수는 있겠지만, 재구매는 하지 않을 것 같다. 특히,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초반 관심에 못미치는 현장 분위기와 달리 롯데리아 측은 "밀리터리버거 수요가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장에서 버거를 주문해 먹는 고객보다 배달 주문량이 훨씬 더 많다는 설명이다. 서울 시내 한 매장에서 근무하는 롯데리아 직원은 "코로나19 때문에 매장에서 먹는 손님 자체가 줄어들었다. 밀리터리버거는 꽤 인기가 있는 편"이라며 "(배달로) 시켜서도 드시고 매장에서 먹고 가는 분들도 있다. 20~30대 남자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롯데리아에 따르면 밀리터리버거는 출시 첫 날 판매량 5만 개를 기록한 데 이어 일주일여 동안 50만 개가 판매됐다.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 관계자는 "밀리터리버거의 경우 배달 수요가 전체의 50% 수준"이라면서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예전 군대리아맛"…매장 내 취식·포장 제품 '차이'도
밀리터리버거는 번 4장, 딸기잼, 불고기 소스, 가공샐러드, 양배추 믹스로 구성됐다. 군복무 시절 향수를 느끼기 위해 밀리터리버거를 주문한 사람들의 평가는 세대별로 차이롤 보였다. 다른 고객은 "온라인에서 워낙 이슈가 되기에 먹어보러 왔다"며 "군에 있을 때는 이런 구성이 아니었다. 씨리얼과 소시지를 줬다. 아마 예전 군대리아를 따서 만든 것 같다. 버거에 사용되는 빵 역시 쪄서 나오는 것과 달리 촉촉함이 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트를 주문할 경우 타 햄버거 상품과 동일하게 콜라와 감자튀김이 제공된다. 다만 포장(테이크아웃) 제품과 매장에서 먹는 제품 간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같은 매장에서 밀리터리버거를 각각 포장과 점내 취식 형태로 주문했다. 포장 제품은 식판 형태로 된 은색 플라스틱 용기에 제공됐으며, 매장에서 먹는 제품에는 흰색 종이로 된 용기에 담겼다.
먼저 음식의 양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포장 주문한 제품의 샐러드 양이 더 적었다. 밀리터리버거는 햄버거를 두 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번 4개를 제공한다. 그러나 가공샐러드 양은 햄버거 한 개를 겨우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매장에서 밀리터리를 주문한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도 셀러드 구성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나왔다. 한 남성 고객은 "생김새는 군대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하다. 다만, 군대에서는 샐러드를 넉넉하게 준다"며 "패티도 (밀리터리버거처럼) 햄과 소고기 패티 한 장씩 주는 것이 아니라 소고기 패티 두 장을 주거나 치킨, 소고기 한 장씩 준다. 스프와 우유가 빠진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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