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주주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 하향 방안과 관련해 재검토 의사를 비쳤다. 사진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배정한 기자 |
여권 "대주주 기준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할 것"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내년 4월부터 하향 조정되는 대주주기준의 완화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최근 여권에서 기준 재검토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자 가족 합산과세 범위 등 일정부분 수정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주주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 하향 방안과 관련해 "정부 기조에 어긋남이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또한 "자본시장 활성화는 우리 정부의 정책 기조이고 대통령도 넘치는 유동자금이 부동산이 아닌 기업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은 2017년 세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현행 종목당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대주주 판단 기준일은 올해 연말로, 특정 종목을 3억 원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가 되면 내년 4월부터 양도차익의 22~23%(기본 공제액 제외, 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때 주식 보유액은 주주 당사자를 비롯해 사실혼 관계를 포함한 배우자와 부모, 조부모, 외조무보, 자녀, 친손자, 외손자 등 직계존비속, 그 외 경영지배 관계 법인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산해 계산한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대주주 요건 완화로 10조 원 이상의 개인 순매도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주식시장에 미칠 충격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대주주 요건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3억 원이라는 기준의 출처부터 검토해야 한다"며 "대주주 요건 범위를 가족 단위로 묶는 것이 국제 기준에 온당한지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당 지도부에서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에 비춰볼 때 기준이 일정 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전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당에서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상임위가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당정 협의를 통해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에 발표한 계획으로 이미 단계적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정부가 3억 원이라는 기준 자체를 재정비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정부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론에 입각해 과세 형평성을 강조해 온 만큼 원안을 아예 손대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해당 기준이 이미 3년 전부터 예고돼 시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대주주 기준 강화 로드맵에 따라 기존 상장사 대주주 기준을 25억 원에서 2018년 15억 원, 2020년 10억 원, 내년 3억 원으로 설정해 단계별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는 등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가족 합산과세 범위 등 일부 규정은 재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를 판단할 때 가족간 보유금액까지 합산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마감됐다. 해당 글에서 청원인은 "조부모, 부모, 배우자, 자녀, 손자 보유 주식까지 포함해 대주주 기준을 3억 원으로 삼는 것은 현대판 연좌제로 위헌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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