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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2연속 유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공실 우려 '여전'
입력: 2020.09.23 00:00 / 수정: 2020.09.23 00:18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전이 코로나19 여파로 또다시 유찰되면서 면세점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전이 코로나19 여파로 또다시 유찰되면서 면세점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남용희 기자

23일 인천공항 재공고 예정…다른 조건 내놓을까

[더팩트|한예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권 재입찰전이 또다시 유찰되면서 '2연속 유찰'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인천공항이 계약 조건을 대폭 완화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재무 상태마저 악화되자 면세점 모두 외형 확대보단 긴축 경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인천공항이 재공고를 할 예정이지만, 공실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조건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면세 사업자 선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롯데·신세계만 일부 참여…신라·현대百은 빠져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4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재입찰에서 6개 사업권이 모두 참여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인천공항은 앞서 지난달 6일 지난 1월 공고된 1차 입찰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 총 33개 매장(6131㎡)을 대상으로 재입찰을 공고했다. 대상은 일반 대기업 사업권 4개(DF2·DF3·DF4·DF6)와 중소·중견사업권 2개(DF8·DF9)였다.

대기업 면세점 중엔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재입찰에 참여했지만,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 않으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의 복수 경쟁입찰 조건이 충족되지 못해 최종 유찰됐다. 롯데면세점은 DF3·4등 2개 구역에 지원했으며, 신세계면세점은 DF6 등 1개 구역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어 심사숙고 끝에 이번 인천공항 1터미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막판까지 입찰 참여를 고려하다 결국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입찰에서 DF7 사업권을 따내며 공항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무리하지는 않겠다는 판단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을 오픈했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도 진출, 면세사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따라 당분간 신규 점포들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하고, 향후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입찰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핵심사업권인 DF2 구역에는 이번에도 아무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 때문에 DF2 구역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계약 조건이 또 바뀌지 않는 이상 유찰이나 공실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남용희 기자
업계에서는 계약 조건이 또 바뀌지 않는 이상 유찰이나 공실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남용희 기자

◆ "파격 조건 걸었지만…" 체면 구긴 인천공항

인천공항은 이번 재입찰에서 업계의 요구 사항을 반영한 파격 조건을 내걸며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인천공항은 유찰을 우려해 최저수용가능금액을 1차 입찰 때보다 30% 낮추고, 여객 수요가 80%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매출 연동제도 실시하는 등 당근책을 제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예상보다 높은 임대료를 써내지 않겠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상반기 대규모 적자에 현금 유동성마저 악화되면서 인천공항은 결국 기업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했다. 매출과 연동한 임대료만 납부한다 해도 고정비 부담이 있기 때문에 여객 수요가 일정 수준까지 회복되기 전까지는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컸다.

현재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모두 올해 상반기 적자로 전환하면서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에만 73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도 적자가 964억 원에 달한다.

올해 국내 면세점 매출(1~7월 누적)은 8조583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1조6568억 원) 대비 26.23% 줄었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관광 수요가 곧바로 회복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보니 일부 기업들이 모험보다 안정을 택했다"며 "사상 초유의 전 사업권 유찰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천공항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계약 조건 바뀌나…재공고도 난항 예상

일각에서는 면세점들의 소극적 태도가 주요 사업권의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사 측과의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면서 "공사 측에서도 입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면세점 업체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재공고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경우 입찰에 실패하면 인천공항 T1에서 매장을 모두 철수해야 하는 만큼 계약 조건이 완화되면 재입찰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예상 밖 흥행 참패를 겪은 인천공항은 입찰 조건을 재검토해 23일 곧바로 재공고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다만, 인천공항 측은 이번에 제시한 임대료 계약 조건을 또다시 변경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면세 사업자 선정에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계약 조건이 바뀌지 않는 이상 다시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측과 면세점 업계와 갈등이 또 한 번 불거질 가능성이 생겼다"고 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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