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법정관리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화 기자

노조, 채권자 자격으로 신청 가능…사측 "투자자 확보가 우선"

[더팩트｜한예주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이스타항공의 법정관리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사측이 법정관리 신청에 속도를 내지 않음에 따라 노조가 직접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조는 체불된 임금으로 임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채권자 자격으로 법정 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

노조는 법정관리 신청에 최소 1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자금 마련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법무법인을 직접 선임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경영진의 배임·횡령 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고려한 사항이다.

반면, 이스타항공 측은 신규 투자자를 확보한 뒤 법정관리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상태에서 신청하면 법원이 회생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기업 청산 절차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 등에는 "인수자 계약 없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사가 파산하고 체불임금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법정관리에 목매다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노조가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해도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필요한 회생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부채와 자금 상황 등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하지만, 노조는 그럴 권한이 없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