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형마트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지원금이 선별적으로 일부에만 지원되는 만큼 매출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민주 기자 |
업계 "선택적 지원 아쉬워"…기대감 '글쎄'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대형마트 업계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1차와 달리 2차 재난지원금을 소상공인 등에 최대 2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기존 사용처에서 제외됐던 대형마트에도 소비 진작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18일 기획재정부 '긴급피해지원 패키지 사업'에 따르면 2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취약 계층에게 선택적으로 지원된다.
규모는 7조 원 중반이며 크게 △2차 긴급고용안정 지원금(50~150만 원) △청년특별구직지원금(50만 원) △긴급생계지원(40~100만 원) △아동특별돌봄지원(20만 원) △소상공인 새희망자금(100~200만 원) △이동통신요금지원(2만 원)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이동통신요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원금은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지급 시점은 추석 연휴 전이 목표며 지원금 지급 수준은 소득이 아닌 매출 감소 정도로 차등화한다.
재난지원금 현금 지원 소식에 유통업계 곳곳에서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2차 재난지원금이 선별적으로 일부에만 지원되는 만큼 매출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와 같은 '온라인 편중' 현상으로 되레 오프라인 수요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대형마트 업계는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매출 타격이 컸던 만큼 이번 2차 때도 피해를 입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선화 기자 |
실제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대형마트를 포함한 오프라인 업체가 매출 타격을 입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2020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 결과,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그 중에서도 대형마트 매출은 5.6% 줄었다.
특히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난 5월 매출 타격이 가장 컸다.
산자부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으며, 대형마트 매출은 9.7%까지 급락했다. 특히 이 기간 대형마트 식품 매출은 9.1% 떨어졌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1차 재난지원금의 맹점이었던 지급 방식을 현금으로 바꾼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로써 소비자들도 보다 싼 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 지급했던 것이라 일부 채널을 중심으로 실제 소비 진작 효과가 났었다"며 "반면 이번 2차 지원금은 지급 대상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에 한정된 만큼 물건을 구매하는 것보다 밀린 공과금, 월세 등 피해 복구비로 사용하는 비중이 더 높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6월 대형마트 매출이 정말 말 그대로 곤두박질쳤다"며 "지난번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 워낙 크게 데여서 이번에도 큰 기대는 없다. 되려 피해가 발생하는 일만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번 지원금 면면을 봤을 때 대형마트 수요로 이어질 만한 항목은 기껏해야 긴급생계지원금 정도다"며 "청년특별구직지원금이나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같은 경우 각자 필요한 비용을 해결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높다. 재난지원금 지급 후에 패턴을 지켜봐야겠지만 소비 진작 효과가 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