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국가철도공단, 비대면 행사에 등신대 수백개 설치…'혈세 낭비' 지적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0.09.21 05:00 / 수정: 2020.09.21 05:00
김상균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지난 9일 국가철도공단 대전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가철도공단 출범 선포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제공
김상균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지난 9일 국가철도공단 대전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가철도공단 출범 선포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제공

'귀빈 20명 위한 구색 갖추기 아니냐' 비난[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 산하 기관인 국가철도공단에서 비대면 행사에 다량의 '등신대'를 제작해 사용한 것에 대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지난 9일 대전 본사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을 국가철도공단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국가철도공단 출범 선포식'을 열고 행사를 진행했다. 선포식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행사로 열렸으며 외부에서 커팅식 등 행사를 연 후 본사 대강당으로 옮겨 이어갔다.

김상균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국가철도공단이라는 명칭에는 빠르고 안전하며 쾌적한 철도를 통해 국민께 행복을 드리겠다는 염원이 담겨있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교통편의 증진 및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대한민국 철도의 새로운 100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실내에서 열린 행사에는 국가철도공단 직원의 사진을 토대로 제작한 등신대 300여 개가 강당에 좌식으로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국가철도공단은 행사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모든 임직원과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등신대를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가철도공단이 다량의 등신대를 제작해 출범 선포식에서 배치한 것을 두고 행사에 참석한 20여 명의 귀빈을 위한 구색 갖추기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상균 이사장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과거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장과 당시 국토해양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지냈으며, 2008년 공단 부이사장에 부임한 후 10년 넘게 공단을 이끌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제공
김상균 이사장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과거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장과 당시 국토해양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지냈으며, 2008년 공단 부이사장에 부임한 후 10년 넘게 공단을 이끌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제공

또한 국가철도공단이 100% 국민 세금으로 운용되는 공단인 만큼 예산 사용에 대해 공공성이 요구됐으나 개당 1만 원에서 2만 원가량의 등신대를 300여 개나 제작하면서 주문제작업체만 배를 불리는 꼴로 예산을 낭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지난 5월 프로축구구단 FC서울이 코로나19로 입장할 수 없는 관중석에 마네킹을 설치해 세워뒀다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FC서울은 빈 좌석을 메워 분위기를 띄우고자 마네킹뿐만 아니라 선수 등신대, 대형 현수막, 깃발 등을 설치했다고 취지를 밝혔으나, 주최 측의 취지와 달리 엇갈린 시선과 사용된 마네킹이 성인용품이었다는 점 등으로 논란이 일었다.

반면 국가철도공단은 향후 행사들도 비대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제작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등신대 제작비용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제작 의뢰를 맡긴 업체는 중소기업체로 상생 목적도 있어 예산낭비로 보기 어렵다는 뉘앙스로 풀이된다.

국가철도공단은 "행사에 참석한 귀빈이 20여 명밖에 되지 않았고 빈자리를 메워 함께 하자는 취지에서 직원들의 사진을 토대로 등신대를 제작해 행사장에 배치한 것은 맞다"며 "다만 일회성으로 제작해 사용한 것이 아니며 향후 비대면 행사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목적이다. 주문 제작도 중소기업체를 통해 진행됐기 때문에 예산낭비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