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핵심 기술 수출 승인 이후 비 자동차 부문에 수소연료 전지 시스템을 수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7월 열린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국민보고대회'에서 수소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관련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소개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수소사회 실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성과"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수소 비전' 달성 위해 추진하는 대대적인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비(非)자동차 부문에 최초로 자사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 수소사업 영역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현대차는 16일 부산항을 통해 스위스의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해외 수출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핵심 기술 수출 승인 이후 진행된 것으로 지난 7월 EU집행위원회의 수소경제 전략 발표 직후 이뤄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첫 해외 판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95kW급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이를 수입하는 GRZ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은 해당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 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할 예정이다.

GRZ는 독자적인 수소저장합금(메탈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 메탈 하이브리드 컴프레셔 및 수소 흡착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와 지난해 10월 말부터 수소저장 기술과 관련해서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수소저장탱크의 저장 압력인 200~500bar 대비 현저히 낮은 10bar의 압력만으로도 기존보다 약 5~10배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GRZ의 기술은 향후 양사 간의 협력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가 스위스의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출한 95kW급 연료전지 시스템. /현대차 제공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수출을 통해 완성차 판매라는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뛰어넘어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진정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성과를 달성하게 됐다"라며 "아울러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체제 구축 및 수소전기 대형 트럭 양산에 이어 수소 산업과 관련한 현대차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수소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언한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국민보고대회'에서 화상으로 출연해 수소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관련 경영 플랜과 더불어 현대차가 갖춘 최신 기술을 소개했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연료전지 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지난 20년간 140여 협력업체들과 함께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전기의 심장으로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라며 "앞으로 더욱 노력해 3~4년 안에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을 발판 삼아 향후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전역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해외판매를 확대함으로써 수소 사업의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달 호주의 국책연구기관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및 세계 4위의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와의 수소 생산기술 개발 협력에 이어 이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을 계기로 향후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전역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해외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것은 물론 미래 에너지 주도권 확보를 위한 수소 사업 다각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에 4987대(공장 판매 기준)가 팔린 넥쏘를 앞세워 수소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292대의 넥쏘를 판매했으며, 올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30t급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해 수출하는 등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를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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