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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춤' 韓조선사, 두달 연속 수주 1위에도 "갈 길 멀어"
입력: 2020.09.11 00:00 / 수정: 2020.09.11 00:18
11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세계 선박 총 발주량은 86만CGT로 이중 한국 조선사가 73%인 63만CGT를 수주하면서 2개월 연속 월별 수주 1위를 기록했다. /더팩트 DB
11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세계 선박 총 발주량은 86만CGT로 이중 한국 조선사가 73%인 63만CGT를 수주하면서 2개월 연속 월별 수주 1위를 기록했다. /더팩트 DB

8월 수주 전 세계 73% 차지…누적은 중국에 못 미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상반기 수주 지연으로 주춤했던 국내 조선사들이 2개월 연속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차지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등 여파로 얼어붙었던 수주 시장이 여전히 위축돼 있어 올해 누적 수주 1위인 중국과 격차를 줄이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36척 중 23척을 한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발주량은 6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체 발주량 86만CGT 중 73%에 달하는 수준이며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월별 수주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수주 1위인 중국은 8월 12척(21만CGT) 수주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사가 최근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 대해 조선3사(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수주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에탄운반선(VLEC)의 발주가 재개되면서 상반기 수주 부진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1억1000만 달러(약 13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VLEC 2척씩의 수주 계약을 각각 따내면서 전 세계 수주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VLEC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한 선박으로, 역대 발주가 진행된 20척 중 16척을 양사가 수주하고 있는 분야로 한국 조선사의 수주 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선종이다.

특히 VLEC의 척당 가격이나 발주량이 기존 한국 조선사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NG선보다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셰일가스 개발이나 글로벌 석유화학 분야에서 에탄 관련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LNG선을 이을 '수주 효자' 선종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한국 조선사의 2개월 연속 수주 1위가 상반기 부진했던 올해 수주 실적의 반등의 고리가 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데다가 8월 수주 잔량도 전월 대비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하면서 수주 절벽 기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수주는 총 812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량인 1747만CGT에 비해 크게 미치고 못하고 있다. 8월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 또한 200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인 6919만CGT로 수주 절벽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또한 중국이 8월 월별 수주 실적으로는 2위로 밀렸으나 올해 누적으로는 전체 발주량의 절반 이상인 201척(437만CGT)를 수주하고 있어 한국 조선사의 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에 따른 저유가 장기화 기조와 위축된 투자 심리 등도 한국 조선사의 올해 남은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로 풀이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황산화물 배출 규제와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선박 수주 시장이 하반기에도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며 "한국 조선사가 경쟁력이 있는 LNG선과 VLEC 수주가 재개되면서 월별 수주 1위를 기록하고 향후 모잠비크, 러시아 등 대형 LNG 프로젝트의 발주가 예고되고 있어 기대감은 높지만 누계 수주 실적에서 중국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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