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 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7일 공시했다. /더팩트 DB |
이재용 5G 육성 결실…삼성전자, 버라이즌과 5G 장비 계약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8조 원 규모 5세대 통신(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5G 네트워크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종속회사인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버라이즌과 7조9000억 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한국 통신 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5년간 공급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랜 파트너인 버라이즌과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략적인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삼성은 버라이즌의 고객들에게 향상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5G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계약 성공은 세계 최대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인 미국에서 5G 리더십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글로벌 1위 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주춤한 사이 기술과 보안 등 모든 측면에서 신뢰도를 인정받으며 5G 시장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열었다. 미국을 필두로 캐나다, 호주,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수주에서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5G 투자가 선제적으로 이뤄진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5G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은 13.2%로 화웨이(35.7%), 에릭슨(24.6%), 노키아(15.8%)에 이어 4위다.
이번 버라이즌 수주는 이재용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육성 의지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더팩트 DB |
재계는 이번 계약을 놓고 이재용 부회장이 그동안 공들여 왔던 5G 시장에서의 가시적 성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180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5G를 인공지능,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3년간 25조 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버라이즌 수주는 이재용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육성 의지가 결실을 맺었고, 시장 리더십을 더욱더 강화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인프라 성격인 강한 통신 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간 계약이라는 점에서 기업 간 장기적인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직접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 경영진을 만나 5G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벌여왔다. 인도 최대 이동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를 소유한 릴라이언스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자녀 결혼식에도 참석하는 등 해외 리더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편 이번 수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긴 수출 공백을 메우면서 많은 중소 협력사들의 매출 확대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장비 부품회사 86개사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고, 5G 장비는 국내 부품 비중이 40~60%에 달한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