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대 주점·식당 내 취식이 불가능해지면서 편의점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BGF리테일 제공 |
즉석조리식품 매출 37.2%↑…"편의점이 심야 대체 구매처로 역할"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편의점 내 인기상품을 바꿔놨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홈술'을 위한 안주류 매출이 늘어난 반면 점내 취식이 많은 라면과 아이스크림 매출은 감소했다.
7일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심야 시간대(오후 10시~오전 2시) 주요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이 기간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전월 대비 37.2% 오르며 전체 상품 중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서울·수도권의 즉석조리식품 매출신장률이 38.2%로 지방(31.6%)보다 높게 나타났다.
품목별로 간단한 야식 메뉴 인기가 높았다. 같은 기간 조리면(파스타, 콩국수, 볶음면 등) 매출 신장률은 36.9%, 냉장 간편식(피자, 떡볶이, 수제비 등) 29.6%, 죽∙스프류 28.2%, 냉동만두 26.9% 등이다.
과자류 중에서는 팝콘 매출 신장률이 24.9%로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쿠키류 19.1%, 일반 스낵 16.6%, 젤리류 10.9%로 나타났다.
주류 매출도 늘었다. 이 기간 양주 매출은 22.2%, 소주 14.9%, 와인 14.2%, 맥주 9.5% 신장했다. 덩달아 동반구매율이 높은 냉장 안주(29.0%), 육가공류(21.7%), 마른안주류(19.7%) 매출도 늘었다.
반면 평소보다 매출이 감소한 상품들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점내 취식의 비중이 높은 컵라면 매출은 11.7% 감소했고, 동반구매율이 높은 꼬마김치 매출은 5.6% 줄었다.
심야시간대 편의점 내 취식이 불가능해지면서, 라면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상품 매출은 도리어 줄었다. /이민주 기자 |
이외에도 음주 후에 마시는 숙취해소음료 매출이 37.7% 줄고, 아이스크림 역시 21.4% 감소했다.
CU는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라 점내 취식이 줄어든 대신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일명 '홈술족'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방역 당국은 최근 서울·수도권 오후 9시~오전 5시 편의점 점내·외 취식을 금지했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까지만 정상 영업이 가능하며 이후 시간에는 포장이나 배달만 할 수 있다.
CU 측은 "심야에 주점, 음식점 등이 문을 닫자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구매해 집에서 먹는 수요가 부쩍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이 이렇게 크게 증가한 것"이라며 "즉석조리식품은 평소에도 점내 취식보다 포장 구매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편의점이 심야의 대체 구매처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욱 BGF리테일 MD기획팀장은 "강화된 방역 수칙에 따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심야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편의점에서도 고객들의 구매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며 "CU는 방역 당국에 적극 협조하는 동시에 2.5단계 기간 동안 심야 소비활동에 제약을 받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