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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 광교' 오픈 반년…백화점 사업 경쟁력은 '글쎄'
입력: 2020.09.03 05:00 / 수정: 2020.09.03 05:00
한화갤러리아가 야심차게 오픈한 갤러리아 광교가 오픈 반년을 맞았다. 사진은 갤러리아 광교 전경.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한화갤러리아가 야심차게 오픈한 '갤러리아 광교'가 오픈 반년을 맞았다. 사진은 갤러리아 광교 전경.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3대 명품 입점 '감감무소식'…매력없다 지적도

[더팩트|한예주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10년 만에 선보인 신규 백화점 '갤러리아 광교'가 오픈 반년을 맞았다. 갤러리아는 광교점을 위해 2016년부터 5000억 원이라는 금액을 투자하면서 백화점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을 다해왔다.

하지만 압구정점에 이어 광교점을 '제2의 명품관'으로 만들겠다는 애초 목표와 달리 3대 명품 입점 소식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소비심리 위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개점 첫해 목표 매출 5000억 원 달성도 힘들어졌다.

업계에서는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백화점 등이 포진돼 있는 경기 남부권에서 갤러리아 광교가 소비자를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 10년 만의 신규 점포…갤러리아, 경기 남부 大戰 뛰어들어

3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 광교는 지난 3월 2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 컨벤션 복합단지에 들어섰다. 당초 2월 28일 오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3월 2일로 오픈 일정을 연기했다.

광교점은 지난 2010년 한화갤러리아가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를 오픈한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점포이며, 백화점업계에서는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 개장 이후 4년 만의 신규 백화점이다. 연면적 15만㎡에 영업면적 7만3000㎡ 규모로 현재 이 회사가 운영 중인 5개 점포 중 가장 큰 규모다.

업계 안팎에서는 갤러리아가 면세점 사업을 접은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백화점이라는 점과 백화점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는 점에서 광교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었다.

인근 상권에 둥지를 튼 유통업체들의 긴장감은 고조됐다. 광교점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는 롯데아울렛 광교점이, 차로 20분 이내 거리에는 롯데몰 수지,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위치해 있으며, 압구정동 축소판으로 불리는 '앨리웨이 광교'도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여기에 신세계가 경기 안성시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안성의 문을 열 예정이며, 2021년께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자리를 잡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동탄신도시에서 아울렛 점포를 준비 중이고, AK플라자는 2022년 상반기 AK타운 안산점 개장을 확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고객 모시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유통공룡들의 집객 전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광교점이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에 이은 '제2의 명품관'이 될 수 있을지, 개점 첫해 매출 목표 50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김은수 갤러리아 대표이사는 "갤러리아 광교는 명품 브랜드 입점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여 압구정동 명품관, 대전 타임월드 등과 함께 백화점 사업 성장 동력의 트로이카가 될 것"이라며 "2020년은 갤러리아 광교 오픈을 필두로 백화점 사업 강화와 온라인 몰 개편, 플랫폼 기반 신사업, 신규 브랜드 발굴과 사업 전개가 가시화하는 변화의 원년이 될 것이다"고 역설한 바 있다.

갤러리아 광교는 3대 명품 입점과 연매출 5000억 원 달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변 상권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갤러리아 광교 매장 모습. /뉴시스
갤러리아 광교는 3대 명품 입점과 연매출 5000억 원 달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변 상권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갤러리아 광교 매장 모습. /뉴시스

◆ 연내 3대 명품 입점 '물거품'…첫해 매출 5000억 달성도 '무리'

결과적으론 광교점이 애초 목표했던 두 가지 모두가 실현이 어려워졌다.

그간 갤러리아는 국내 명품시장에서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놓치지 않았다. 1990년대 한국에 명품 백화점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3대 명품뿐 아니라 구찌, 고야드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국내 1호점을 꿰찬 바 있다.

기세를 모아 갤러리아는 광교점을 통해 수원은 물론 용인·동탄·분당 등 경기 남부권의 명품 수요를 공략할 예정이었다. 특히, 3대 명품을 올해 안으로 입점시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세웠다. 현재 3대 명품 모두를 갖춘 국내 백화점은 롯데·현대·신세계·갤러이아백화점을 통틀어 총 7곳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대 명품은 백화점의 위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광교점의 성공 여부 역시 3대 럭셔리 브랜드에 달려있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전 세계 패션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갤러리아의 3대 명품 입점은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광교점이 주변 상권 대비 차별화된 매력을 내세우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갤러리아 관계자는 "기존에 입점한 구찌, 펜디, 발렌시아가 외에 7월 셀린느 오픈을 시작으로 8월에는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벨루티, 로로피아나 등의 매장이 입점했다"면서 "디올은 9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올, 로로피아나, 벨루티 등은 경기권 첫 매장"이라며 "3대 명품 입점은 계속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중 한 개 브랜드를 유치 시 명실상부한 경기권 최고의 명품 백화점으로 자리 잡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첫해 매출 목표 5000억 원 역시 달성하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광교점은 소위 말하는 '오픈발'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으며, 오프라인 유통업체 전체가 매출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액은 11조4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액은 2.1% 줄었고, 구매 건수도 7.8% 하락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아무래도 올해 목표 매출 5000억 원은 달성하기 힘들게 됐다"면서도 "수원점과 비교했을 때 전년 매출 대비 많게는 3배 가까이 확대돼 성공적인 사업장 쉬프트(전환)를 했다"고 답했다.

◆ 세일즈앤리스백 진행 중…업계 "우량자산 매각 이해 안 돼"

현재 갤러리아는 '수익성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지난 3월 오픈한 '광교점'까지 매물로 내놓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힘을 다하는 중이다.

최근 한화갤러리아 광교점 매각 주관사인 CBRE코리아는 최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신탁을 선정했다. 코람코신탁의 인수가는 6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화갤러러리아가 광교점 조성을 위해 약 5000억 원을 투자한 만큼 1000억 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됐다. 코람코신탁은 연내 계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수원점을 부동산 개발업체 서울디엔씨에 약 1100억 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천안 센터시티점도 세일앤리스백 형식으로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약 3000억 원이었다. 이번 광교점 매각 추진도 이 같은 조치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번 매각 후 한화갤러리아가 부동산을 보유하고 운영 중인 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대전 타임월드 2곳으로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최근 갤러리아의 현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부동산 자산을 정리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부채 총계는 약 1조2522억 원에 달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나 거시적인 목적 때문에 부동산 자산을 정리했을 것"이라면서도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핵심 우량자산을 세일즈앤리스백하는 경우는 드물다. 롯데백화점 본점이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세일즈앤리스백을 하지는 않겠지 않냐.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확보된 자금을 다시 백화점 사업을 키우는 데 쓴다면 경쟁력 강화에도 가능성이 있겠지만, 최근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광교점을 포함해 갤러리아백화점의 시장 내 위치는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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