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정몽규 '세 번째' 회동서 분위기 반전되나[더팩트 | 서재근 기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최종 성사 여부 윤곽이 오늘(26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한다. 두 회장이 아시아나 인수 문제를 두고 대면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 향방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양측은 재실사 수용 여부를 두고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달 30일 금호산업에 4일 산업은행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HDC현산이 요구한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에 대한 재실사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지난달 24일 금호산업에 이달 중순부터 12주에 걸쳐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어 HDC현산은 같은 달 30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금호산업 측에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그러나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HDC현산이 사실상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이 회장 역시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변화가 있다면, 상황 변화를 점검만 하면 될 것"이라며 "재실사를 반복해서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세 번째 회동은 지난 20일 HDC현산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최고 경영진 간 회동을 갖자"는 이 회장의 제안을 정 회장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회동에서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양측 간 견해차만 확인한 상황에서 산업은행 측이 면담을 제안한 만큼 인수종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빛을 발한 아시아나항공의 리스크 대응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115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무려 6분기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여객기 운항 감소로 늘어난 화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 영업을 확대한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벼랑 끝에서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 간 회동이 성사된 만큼 양측이 서로 반보씩 물러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 같았던 코로나 사태가 최근 재확산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산재해 있어 이번 회동이 협상 무산 이후 상황을 도모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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