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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통사 갑질 사라질까…애플, 자진 시정안 마련
입력: 2020.08.24 14:36 / 수정: 2020.08.24 14:36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와 수비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을 했다고 지적받았던 애플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자진 시정안을 내놨다. /이동률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와 수비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을 했다고 지적받았던 애플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자진 시정안을 내놨다. /이동률 기자

공정위, 애플코리아 잠정 동의 의결안 의견 수렴 절차 개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10년 넘게 이어진 이동통신사를 향한 애플의 갑질 관행을 끊기 위한 자진 시정안이 나왔다. 애플 스스로 제동을 건 것은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동의 의결 절차에 따른 조처다.

공정위는 24일 "애플코리아와 협의를 거쳐 거래상 지위 남용 관련 잠정 동의 의결안을 마련했다"며 "25일부터 오는 10월 3일까지 40일 동안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애플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갑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바잉파워'를 무기로 제품을 판매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 등을 이동통신사에 떠넘겨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리비다.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할 무상 수리 서비스를 이동통신사가 대신하고 있었다. 소비자 중에서는 이러한 수리 부담을 이동통신사들이 맡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함께 부담하는 지원금도 애플 제품의 경우 모두 이동통신사의 몫이었다. 각종 광고와 마케팅 비용 또한 마찬가지다. 신제품 물량을 받기 위해 재고가 많이 남은 제품을 함께 떠안는 경우도 있었다.

공정위와 애플이 협의해 마련한 동의 의결안에 따르면 앞으로 애플코리아는 광고비 협의 및 집행 단계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이동통신사 비용 부담에 대한 개선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은 시정 방안과 별도로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위한 1000억 원 규모 지원안을 제시했다. /더팩트 DB
애플은 시정 방안과 별도로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위한 1000억 원 규모 지원안을 제시했다. /더팩트 DB

보증 수리비를 이동통신사에 부담하도록 한 계약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 최소보조금은 관련 법령상 이동통신사 요금 할인 금액에 상응하도록 조정하고 보조금을 변경해야 하는 사정이 생기면 서로 협의하는 절차를 도입했다.

또 현행 특허권 라이선스 조항 대신 계약 기간 동안 특허 분쟁을 방지하면서도 이동통신사와 애플의 권리를 모두 보장할 수 있는 방식을 찾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와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1000억 원 규모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제조업 R&D 지원 센터 설립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400억 원 △디벨로퍼 아카데미 설립 후 인재 양성 250억 원 △디지털 교육 지원 100억 원 △'아이폰' 사용자 유상 수리 비용 할인 250억 원 등이다.

애플이 절차를 밟고 있는 동의 의결은 조사 대상 사업자가 제시한 자진 시정 방안을 공정위가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현재 공정위는 이번 잠정 동의 의결안에 대한 단말기 제조사·통신사·소비자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 잠정 동의 의결안은 공정위 누리집을 통해 공고할 예정이며, 이해관계자 누구나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공정위는 "최종 동의 의결안은 의견 수렴 절차가 종료된 후 의견 수렴 내용 등을 종합해 다시 공정위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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