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지난 6월 경기도 김포시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아파트 매매·전세·월세 가격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이선화 기자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재확산에 산업계 '벌벌'…영끌투자? 차익실현?...냉온탕 증시 개미들 속내는
[더팩트│정리=최수진 기자] -지난 한 주 경제계에서는 낮아진 전월세 전환율이 가장 큰 화제였습니다. 이를 통해 월세 비용을 낮추고, '전세 소멸'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그러나 세입자 반응은 엇갈렸는데요. 기존 세입자들은 월세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반면 신규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습니다. 재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 여러 기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은 유통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스타벅스마저도 다시 퍼지는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이 급감하며 매장 곳곳의 빈자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증시 변동 폭이 커지자 팔아야 한다는 쪽,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쪽 등 두 분류로 나뉜 개인투자자들의 행보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선, 부동산 업계의 뒷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전월세 전환율 2.5%로 하향 조정, 세입자 부담 줄어들까
-정부가 전월세 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임대료를 낮춰 세입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인데요.
-네. 전월세 전환율의 하향 조정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 회의에서 발언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르면 8월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0월 중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현재 전월세 전환율이 월세 전환 추세를 가속화하고 임차인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4%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임대차법 통과 후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사례 증가에 따라 세입자 부담이 오히려 늘었다는 우려에 대한 대책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시장 반응은 어떤가요?
-당장 월세에 살 게 될 세입자의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집주인이 시세 5억 원짜리 전세를 보증금 3억 원 월세로 전환한다고 했을 때 전월세 전환율이 기존 4%라면 세입자가 내야 하는 월세가 66만6000원가량인데요.
그러나 전환율이 2.5%라면 세입자가 한 달에 납부하는 월세 비용은 같은 매물에도 41만 6000원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또 이처럼 낮아진 월세 비용에 금전적인 부담을 느낀 집주인이 당장 월세로 전환하는 요인을 낮춰 이른바 '전세 소멸' 속도 또한 늦출 수는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임대차법이 통과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급하게 대책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실효성 측면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세입자들은 대체로 부담을 덜어줄 여지가 있어 전월세 전환율 변경 조치를 반기는 편인데요. 다만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가 아닌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할 때는 변경된 전월세 전환율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강제성이 없다는 측면에서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고요.
-그렇군요. 집주인 입장에서도 현재 연평균 1%도 되지 않는 은행 예금 이자율보다는 여전히 전월세 전환율이 높기 때문에 월세 전환이 크게 부담되지 않을 가능성도 감지됩니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요인을 늦출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인해 다수 기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 "막 좋아졌는데" 코로나19 재확산에 산업계 '벌벌'
-이어서 재계의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재확산되는 코로나19로 지난 한주 일부 기업의 사업장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면서 또다시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어느 기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나요?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15일)을 시작으로, LG CNS 본사(19일), LG전자의 가산R&D캠퍼스 연구동(20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20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21일) 등 다수의 기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선제적인 재택근무에 돌입한 기업도 있지 않습니까.
-네. IT기업의 경우 대다수의 기업이 재택근무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통신사와 게임사, 포털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문제는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기업들, 특히 제조사의 상황인데요. 이들은 생산라인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직원들이 현장에 필수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우려가 상당할 것 같네요.
-올 상반기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겪어봤기에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생산라인이 셧다운 되면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면서 "당시 전 세계 생산라인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간 가동 중단됐다. 이로 인해 상반기 목표한 생산량을 채우지 못한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또 이런 상황이 생겨 우려스럽다. 상황을 보며 적절하게 대응하겠지만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한 번도 가동이 중단된 적 없는 반도체 업계도 불안할 것 같은데요. 분위기는 어떤가요.
-우선, 반도체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라인 출입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될 경우 공장 전체가 문을 닫아야 하는 만큼 면밀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하루만 가동이 중단돼도 억 단위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기업이 생기지 않길 바라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스타벅스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매장 방문을 꺼리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소재 스타벅스 내부 곳곳에 빈자리가 있는 모습. /이민주 기자 |
◆ '곳곳 빈자리' 코로나 앞에 1위 스타벅스도 장사 없다
-지난주 유통업계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다시 줄 폐점 공포를 겪어야 했습니다. 초기 백화점·마트가 문을 닫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커피숍 등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했죠.
-네 맞습니다. 특히 전국에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스타벅스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전국 최대 규모 매장인 스타벅스 더양평DTR점 폐쇄를 시작으로 파주 야당역점, 산본점까지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특히 파주 야당역점 관련 감염자는 연일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21일 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경기도 내 확진자는 54명, 전국 누적 확진자는 최소 60명이 됐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건 당국은 스타벅스 매장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을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이 가동됐고, 일부 고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를 하다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일 스타벅스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피해도 막심할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논란이 되자 스타벅스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과 경기 지역 전 매장 좌석을 30% 이상 축소하고 테이블 간격도 1~2m로 늘렸습니다. 그만큼 받을 수 있는 고객 수도 줄어들게 되는 거죠.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고객들의 기피입니다. 21일 서울 시내 스타벅스 지점 여러 곳을 방문해본 결과, 이전보다 확연히 고객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붐비는 시간인 점심시간(오후 12~2시)에도 좌석의 70%가량이 빈 모습이었습니다. 계산대 앞 대기 행렬도 찾아볼 수 없었고요.
-그나마 방문하는 손님들도 테이크아웃(포장) 커피를 들고 곧장 매장을 나섰습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한 여성 고객은 "집 근처라 자주 오는 곳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의 굿즈(기획상품) 판매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고요?
-네. 스타벅스는 당초 지난 18일부터 '스타벅스 버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다음 달 1일로 연기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플레이모빌사와 협업해 스타벅스 파트너와 버디(단골)의 모습을 피겨(피겨)로 만들어 판매하는 프로모션이었습니다. 스타벅스 레디백 프로모션 당시 고객이 몰렸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한 것입니다.
-다행이네요. 이벤트도 좋지만 고객 안전이 최우선이니까요.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을 비껴가는가 했던 스타벅스가 3분기에는 타격을 피할 수 없겠네요.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길 바랍니다.
주식시장 변동장세에서 '차익실현' 기조를 취한 개인투자자들로 인해 지난 18일 코스피지수가 2.46% 하락했다. /이선화 기자 |
◆ 영끌투자? 차익실현?...냉온탕 오간 증시 속 개미들 속내 무엇
-이번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지난주 증시는 변동 폭이 매우 컸죠. 2400선까지 돌파했던 증시가 2200선까지 떨어지고,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며 2300선을 터치했잖아요.
-그렇습니다. 지난 한 주 증시는 큰 폭으로 등락을 보이며 변동성을 지속했는데요. 아시다시피 최근 주식장은 개인투자자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빚투(빚내서 투자)' 기세 또한 줄지 않고 있는데요. 증권회사의 신용공여(대출)는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공여는 2분기 7조9000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치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사실 동학개미운동 이후 개미들은 줄곧 주식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기조였죠?
-네. 코로나19 확산으로 140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물론 당시 상황을 완전히 회복한 현재까지도 지수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개인은 20일 1조770억 원, 19일 4603억 원, 17일 5968억 원을 홀로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변동장세를 보니 '영끌투자' 기조를 버린 개인투자자들이 있는 듯한데요. 차익실현에 나섰나요?
-네. 개인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자금을 넣고 버텨야 한다는 쪽과, 차익실현을 하자는 쪽, 두 부류로 나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8일 개인은 5267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25포인트(2.46%) 하락한 2348.24로 마감했습니다. 이에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지수가 종가 기준 2400선 밑으로 내려앉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거란 우려도 나오는데요. 개인들마저 계속 차익실현을 하면 증시가 더 악화되는 것 아닐까요?
-그렇긴 합니다만 개인들이 계속 팔아치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투자자들의 빚투가 사상 최대로 치닫는 등 여전히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데다, 지난 18일 지수가 폭락하자 개인들은 일제히 1조 원가량을 쏟아부어 다시 상승세로 올려두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수가 3.66% 하락한 지난 20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4543억 원을 순매수하기도 했습니다.
- 개인투자자들의 향후 투자 분위기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 개인투자자들은 앞으로도 '매수'라는 큰 맥은 유지하면서 변동성을 보이는 장세에 맞게 빠른 대응을 하는 무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코로나19 확산 초기처럼 우량주에만 투자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주가 하락에 과감하게 베팅하거나 정책, 산업 관련 테마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인데요. 지난 21일에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를 대량 사들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 인버스2X'(1034억 원)였습니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증시가 2500 이상까지 간다는 가정 아래 지금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개인들은 갈수록 과감해지고 다양해지는 투자 시도로 주식시장을 활발하게 이끌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빠르게 회복시킨 만큼 앞으로도 건전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문화가 뿌리내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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