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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코로나 재확산 기조에 깊어지는 고민…적자 탈출구 없나
입력: 2020.08.21 00:00 / 수정: 2020.08.21 08:50
싱가포르 항공유 정제마진이 지난 18일 기준 3개월 만에 마이너스 대로 전환했다. /더팩트 DB
싱가포르 항공유 정제마진이 지난 18일 기준 3개월 만에 마이너스 대로 전환했다. /더팩트 DB

하반기 항공유 정제마진 마이너스 전환·저유황유 가격도 떨어져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상반기 무더기 적자로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는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가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항공유 정제마진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수요 증가로 믿었던 구석인 저유황유 가격도 하락하면서 기대했던 수익성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21일 영국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유 정제마진은 지난 17일 기준 배럴당 0.18달러였으나 다음 날인 18일 마이너스(-0.6달러)전환했다. 항공유 정제마진이 마이너스 대로 진입한 건 지난 5월 29일(-0.79달러)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업계는 항공유 정제마진의 마이너스 전환을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올초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해외 여행 수요 급감으로 항공유 정제마진이 1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있으나, 각국의 방역 대책과 코로나19 지침 강화 등에 따라 정상적으로 운용됐던 국내선 수요 마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로 악화 기로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매출에서 항공유 비중이 많은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양 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항공유를 생산하는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은 각각 상반기 매출 7958억 원, 325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4%, 61.1% 감소한 수치다. GS칼텍스도 상반기 항공유 매출이 같은 기간 40.5% 하락한 116억 원에 그쳤으며, 정유4사 중 유일하게 2분기 흑자를 낸 현대오일뱅크는 항공유 생산을 줄인게 주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정유사의 항공유 관련 수익성 예측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반기 악화된 실적을 그나마 선방하는데 일조했던 저유황유 마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1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통해 황함유량이 기존 벙커C유보다 적은 저유황유의 수요가 급증하하면서 이에 대비했던 정유사들이 수혜를 입었으나 최근 반토막난 저유황유 가격에 따라 하반기 수익성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의 저유황유 생산기지인 울산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의 모습. SK이노베이션은 울산 감압잔사유 탈황설비를 구축하는데 2017년부터 1조 원을 투자했고 올해 3월 상업생산에 돌입해 매년 2000~3000억 원 가량의 수익을 기대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의 저유황유 생산기지인 울산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의 모습. SK이노베이션은 울산 감압잔사유 탈황설비를 구축하는데 2017년부터 1조 원을 투자했고 올해 3월 상업생산에 돌입해 매년 2000~3000억 원 가량의 수익을 기대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캐나다 선박연료 가격정보업체인 십앤드벙커닷컴에 따르면 이달 시장에서 거래되는 저유황유 가격은 올해 1월(102.6달러)보다 절반 가량 하락한 배럴당 53.1달러로 집계됐다. 올초 저유황유 수요가 급증한 기저효과도 있으나 지난 3월 코로나19 펜더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후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5주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석유제품 정제마진이 반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석유제품 정제마진은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 및 운용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배럴당 4~5달러 수준이 되면 수익이 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석유제품 정제마진이 그간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스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플러스 전환이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2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셋째주 마이너스로 전환한 후 5주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셋째주 배럴당 -0.5달러를 기록한 후 넷째주 -0.3달러, 다섯째주 -0.1달러, 이달 첫째주 -0.3달러 등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유 수요가 감소하고 저유황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유사의 하반기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다만 하반기 각국의 경기 부양정책에 따라 석유 수요가 늘어날 여지는 있다"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분위기를 보임에 따라 유가와 정제마진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으나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불확실성에 대비했던 원가 경쟁력 제고 전략 등에 따라 각 사의 하반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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